내맘대로 읽기2018. 7. 8. 22:50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박지리 저 | 사계절 | 2017.12.15



<책 소개>

이 책은《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저자 

박지리의 신작으로, 작가 사후에 출간되는 첫 책이다. 

제목부터 독특한 이 작품은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 

제도권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대입 시험과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또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기발하면서도 기이하다.



<홀릭의 책 리뷰>


48번의 면접에 탈락하고 또 다시 면접을 

준비하는 취준생이 주인공이다. 

과자 만드는 회사의 2차 면접에 합격하고, 

3차면접은 합숙면접이라는 관문이었다.  

이는 4주간의 연수원 생활이다. 

면접은 말과 행동 하나하나 

타인의 시선으로 평가당하는 행위이다.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해 돌아가는 시스템. 

거대한 공장에서 

하나의 부품이 되는 연수원 생활에서

부조리하고 부당한 면이 표출된다.

항의하지 못하는 면접자들의 스트레스는 

광기와 집착을 불러온다.  


책 서문에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라는 성경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은 m의 연수원 생활을 암시한다. 

 
이 소설은 연극의 형식을 빌린 점이 

독특했다. 

독백이 있고, 연극의 지문도 있다.

주인공 m조차도 하나의 배역처럼 느껴졌다. 

어느 회사라도 들어가고 싶은 취준생1을 

연기하는 배우같았다.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연상된다. 

잔인한 장면은 전혀 없으나

스릴러 소설을 읽은 것처럼 

등골이 서늘해졌다. 




<책갈피>


1.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입사 지원서를 

낼 수 있는 세상은 M이 태어나지도 않았던 

몇십 년 전에 이미 끝나 버렸다.

지금은 아무리 과자를 싫어하는 사람도,

과자 회사가 사원 모집 공고를 낸 이상

거기에 지원하는 것이 

의무가 된 세상이다. 



2. 

수많은 빌딩이 기둥처럼 

이 도시를 떠받들고 있다.

실제로는 비교 불능일 정도로 작지만

원근법으로 인해 가장 크게 도드라진

이 머리숱 적은 세 명의 면접관은

이 많은 빌딩과 그 안에 뚫어 놓은 

하나하나의 유리창을 책임지고 있는 

절대자들처럼 보인다. 



3. 

아무리 애써도 

자기가 존재하는 곳의 시스템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 

앞으로는 어떡해야 할까. 


4. 

가장 수치스러운 건 말이죠......

(어느새 뺨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죄를 눈감아 주는 거예요......

아무 벌도 내리지 않는 거예요......

하느님이라도 된다는 듯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거......

나를 이해하는 거.......

그것만큼 견디기 어려운 게 없어요.




* 하트(♥)와 댓글을 먹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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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리뷰2018. 7. 4. 23:30

허스토리


허스토리(Herstory, 2018)

2018.6.27 개봉 | 러닝타임: 121분 | 한국 12세 관람가



<줄거리>


"이겨야죠! 

이겨야 할매들 분이 안풀리겠습니까?"


1992~1998 6년의 기간, 

23번의 재판, 10명의 원고단, 13명의 변호인!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재판부에 당당하게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 관부 재판이란?

관부 재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재판 

사상 처음으로 보상 판결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을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룬 재판이지만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역사 속에서 잊혀져 왔다. 

1990년대 후반 당시 동남아 11개국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재판 소송 중이었으나 

유일하게 관부 재판만이 일부 승소를 거두고 

국가적 배상을 최초로 인정받았던 귀중한 재판이다. 



영화 <허스토리> 속 재판 장면들은 숨죽이고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홀릭의 영화 리뷰] 


워커홀릭 엄마이자 

능력있는 여행사 사장인 

김희애(문정숙 사장 역).

일밖에 몰랐던 그녀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재판에 뛰어들며 

승패만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듣는 

끔찍한 일본군의 만행은..

인간 이하의 착취와 폭력이었다.

잔인하게 보여주지 않아도 

듣는 것만으로 큰 충격이었다. 


영화 <허스토리> 속 김해숙의 존재감은 조용하고 깊다.


할머니들은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홀로 기억과 싸웠다.

재판장에서 증언을 하며 또다시

정면으로 상처를 끄집어 내는 장면들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렇지만 똑바로 봐야만 했다. 


한편으로는, 

개인인 피해자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원고로서 재판을 하고 

당당히 할 말 하는 것이 속시원했다. 


개개인은 파편과도 같지만 

주인공으로 서사를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그 서사는 

후대에 바통을 이어받아 계속된다.


이 영화는 

김해숙(배정길 할머니 역) -

김희애(문정숙 사장 역) -

이설(문정숙의 딸, 혜수 역)로 이어지는 

여성 3세대의 연대를 보여준다. 

뜨겁게 힘을 보태고 싶은

그런 영화다. 


김희애(문정숙 사장 역)의 한마디로

마무리한다. 


"세상은 안 바뀌어도 

 우리는 바뀌겠죠."





● <허스토리> 두줄 감상평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위해 

용기를 내어 멋지게 싸운 그녀들이 자랑스럽다.




* 하트(♥)와 댓글을 먹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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