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8.10.22 23:01

점선의영역 최민우


점선의 영역

최민우 저 | 창비 | 2018.10.12


<책 소개>

: 운명의 점선을 만들어가는 당신의 이야기


소설가 최민우의 첫번째 장편소설. 

웹진(문학웹)의 첫 연재작인

「점선을 잇는 법」이 단행본으로 나왔다. 

친근한 인물과 가독성 있는 문체로 

환상적이고 미스터리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가미하는 한편,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문학적 성찰도 더해 

연재 당시부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홀릭의 책 리뷰>


예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책은 운명론에 관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예언에 호들갑스러운 타입은 아니다.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고방식이 다음 결과를 불러온다.



⊙ 첫번째 점(點): 예언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만날 거다.”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예언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문장을 내뱉고

아주 부정적인 - 예를 들어 차사고가 난다든지 하는-

사건을 말하고 그것은 실현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예언은 

주인공을 향한 것이었다.



주인공이 일하는 회사 역시, 

예언과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모아 정보를 가공해

예측을 하는 일을 한다. 

사람의 머리와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일을

극비로 하는 회사다.

그리고 주인공의 여자친구 서진에게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 두번째 점: 현실

“소중한 걸 잃게 된다. 힘들 거다.”


점과 점을 잇는 것처럼

미스테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사건의 연관성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밝혀진다.

어떤 사건은 단지 잡음일 뿐이고

어떤 사건은 중요한 신호다.

그걸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 인생과 닮아 있다.








끝내 뭐라 말할 수 없는 사건도 있다.

그런 사건은 한밤중에 들리는 

흐느낌 같다.

나직하지만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건 신호일까, 잡음일까?

- 최민우 / 점선의 영역 中





⊙ 세번째 점: 해석

“용기를 잃지 마라. 도망치면 안 돼.”



불완전하기에 사랑을 하고,

앞날을 모르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설령 100% 적중하는 예언이 있을지라도
 
피하지 말고 헤쳐 나가라는 메시지를 준다. 





모든 게 예측대로 돌아갈까?

광고야 그렇게 하지.

하지만 안 그래.

세상은 이상하니까.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야 돼.

- 최민우 / 점선의 영역 中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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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10.06 22:30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저 | 한겨레출판 | 2015.03.30


<책 소개>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태도'에 대하여


소설 《기억해줘》,《어떤 날 그녀들이》, 

에세이《월요일의 그녀에게》 등 

삶과 인간관계, 일과 사랑에 관한 

다양한 글쓰기를 보여준 작가 임경선의 에세이



<홀릭의 책 리뷰>

임경선 작가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5가지 태도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시원하게, 현실적으로 말이다. 

귀기울여 듣고 싶은 조언들로 알찬 책이다. 

직설적인 표현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조언이었다. 


1. 자발성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생각이 너무 많을 때는 그자리에 있기보다 

행동하는 것에서 생각이 정리될 수 있다고 한다.

머리를 비우고 싶을 집안일을 하는 것도 좋다.

청소, 빨래, 설거지를 하고 나면 

머리가 한결 말끔해졌던 경험이 있다.

작가는 2005년 암수술을 계기로 직장을 그만둔다. 

체력적인 문제로 

집에서 할수 있는 일이 글쓰기였다고.

그리하여 11년째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저자는 주어진 상황 내에서 

스스로 즐겁게 일할 방법을 찾으라고 말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어서 제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참으로 사이다같고 뼈를 때리는 발언들이었다.ㅎㅎ 



2. 관대함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 만큼 

상대의 마음도 이해한다'


관대함은 타인에 대해 열려 있음을 뜻한다. 

내 감정에 솔직하고, 상대에게 관대할 것! 

그 과정은 고통스러울지 모른다. 

그렇다해도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것이 관대함이다. 

부모-자식 관계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성인이 훌쩍 지나서도 

부모님이 준 상처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정말 극단적인 경우엔 

부모와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물리적인 거리를 두라고 조언한다.

그것조차 하지않고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계속하는 것은 

자신의 문제라고 했다. 그렇다. 

남을 탓하고, 세상을 탓하는건 쉽다. 

부모님 역시 완벽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관대함으로 나는 해석했다. 





3. 정직함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 솔직하고 싶다' 


사람의 몸만큼 정직한 건 없고 

사람의 마음만큼 조작 가능한 것도 없는 것 같다. 

- 책 속에서 

마음은 문제를 극복했다고 믿을 수 있고 

잠시 덮어둘 수 있다. 

이게 나쁜건 아니다. 

몸을 속일 수는 없다. 

몸은 아픈 것을 숨기지 못한다. 

몸의 고통은 마음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고통스런 경험을 들여다보고 

글로 승화시키는 일을 하는 직업이다.



4. 성실함

'누구나 원한다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확신해도

조직 밖에 나가서 처음 맞닥뜨리는 자유는 바로 

'아무것도 없는 그 자체'다.

- 책 속에서


임경선 작가는 12년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현재는 전업으로 글을 쓴다. 

출퇴근, 업무협의 등의 회사원의 습성과 

혼자서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하는 작가는

일의 성향이 다르다.  

회사생활에서 배운 것들을 토대로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어 

소중하다고 말한다.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해 '노오력'이라며 

경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 났다지만

현재는 노력으로 뛰어넘기 힘든 선이 있다고들 한다.

작가는 여전히 

노력, 성실함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5. 공정함

'나와 너의 개인성을 인정한다' 


타인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쉽다.

나 자신을 정직하게 보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내가 어느 순간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열을 올린다면 

나는 그것을 내 안의 공허함이나 불안함에 

시선을 돌리라는 

자가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 책 속에서 

자존감, 나를 존중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들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차지한다.

완벽한 자존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증거다.

임경선 작가는 

자존감을 나 자신을 알아가고 

더 나은 내 모습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나와의 관계는 한 순간에 멈춰있는게 아니다. 

계속해서 돌보고 함께해야 하는 관계다. 



태도는, 하루 아침에 결정나는 부분이 아니다. 

매일의 나날에서 조금씩 드러난다.

홀로 깊이 들여다보는 나의 감정들, 

가까운 가족과 친한 친구를 대하는 모습,

일에 어떻게 몰입하는지,

역경을 극복하는 방식 등등 

숱한 상황들 속에서 튀어 나온다. 

이를 인지하고 태도를 가꾸어 나가야겠다! 

작심삼일이어도 좋으니,  

혹시 모를 발전 가능성을 열어 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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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9.26 22:20

김현정피디 책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김현정 저 | 창비 | 2018.09.17


'청취자의 눈높이에서 가장 궁금한 것을

가장 쉬운 언어로 묻자'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지독히 어려운 

그 소명을 다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10년.


- 김현정,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中


[책 소개]

이 책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이끄는 앵커이자 피디인 김현정의 

뉴스와 세상 이야기이다. 

2018년 2월에 열린 

강연 내용을 재구성한 책이기도 하다.


[김현정 피디의 뉴스 입문기]

라디오 피디로 입사해 

처음에는 심야 음악 프로그램을 맡았다. 

그러던 와중에 시사 프로그램 대타 진행을 

수락한 것이 뉴스와 연을 맺은 계기였다.

잠깐 맡은 일이 그 다음 10년을 좌우하는 

큰 변화를 불러오는 사건이었다. 

김현정 피디는 그후로 뉴스에 올인했다. 

적어도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세계 뉴스 보는데 투자한다고 했다. 

관심을 꾸준히 두는 것이 

결국 뉴스 전문가의 길을 닦은 것이다. 





뉴스

[뉴스의 힘]

언론에 모든 사건이 

전부 보도되는 것이 아니다. 

쉬쉬하며 묻힐 수 있는 사건도 

단 한 번의 인터뷰로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출렁거리게 하는 것은 뉴스의 힘이다.



[프레임을 깨는 법]

신문마다도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논조가 다르다. 

김현정 피디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 

스스로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이 정보가 전부일까?"

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양측이 입장을 전부 들어보고 

판단해야 함을 시사한다. 

실생활에서도 이 태도는 필요하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게 믿게되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모든 정보를 다 듣고 나서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다시금 느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뉴스쇼>에서 김영란을 

직접 섭외한 이야기는 실로 놀라웠다. 

김영란법의 당사자인 

김영란 전 대법관을 섭외하기 위해 

3달 밤낮으로 안부전화를 했던 

막내PD 덕분이었다고 한다.

<뉴스쇼>는 근성과 저력으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를 해냈다.


마이크


[뉴스는 내 운명]

9년간 <뉴스쇼>에 올인했던,

김현정 피디에게도 번아웃이 있었다고 한다.

번아웃은 한순간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는 상태이다. 

김현정 피디는 음악프로그램으로 옮겨 

잠시 행복을 누렸으나 

<뉴스쇼>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담긴 편지, 

응원의 의미를 담은 

콩나물 상자를 받고 마음이 움직였다.

고되지만 보람이 있는 <뉴스쇼>로 돌아와 

현재도 활발히 프로그램 진행 중이다. 

이쯤되면 뉴스는 운명이지 않은가 싶다. 



나는 평소에 시사를 멀리하는 편이었고

 관심있는 분야만 주로 찾아보곤 했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뉴스를 봐야할 의미가 있다고 

이 책을 읽고 느꼈다.

또한 일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전문가의 열정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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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9.16 22:10

오마르 책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오마르 저 | 레터프레스 | 2018.05.15



<홀릭의 책 리뷰>


출처: 오마르의삶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le4AMMfaNsA&feature=youtu.be


구독자 2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오마르의 삶]을 운영하는 오마르.

그는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는 사람이다. 

인간관계에서 선을 넘는 사람들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그 방법들을 대방출한다.


학번으로 서열을 매기고 

동기들에게는 도태되어 

후배들에게 허세부리는 이에게 

"나이를 떠나 친구하기에도 매력이 없다"

고 말하는 부분이 시원했다. 


그리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특히 공감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났을 때 

처음엔 노력도 해보고 

그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볼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라면 

피하는 것도 옳다고 말한다. 


어떤 대목에서는 배꼽을 잡고 웃고, 

훔치고 싶은 문장도 있었다.

나중에 이렇게 말해야지, 하면서 

줍줍하는 재미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는 

 '사람 사는 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묘한 위로를 주는 책이다.

다정하고 섬세한 위로는 아닐지라도

은근한 위안이 된다. 





<책갈피>


1. 

사람들은 김연아의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냥 오늘의 김연아가 되고 싶은 것이다.

요즘 이런 농담이 있다.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게 아니야.

그냥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거지" 




2. 

배가 남산만 하게 나온 아저씨가 

젊은이들의 타투를 보며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몸을 어쩌고저쩌고하며

훈수를 두는 건 

여러모로 슬프고 내장 지방스러운 일이다





3. 

팔짱을 끼고 선 채 남들의 도전을 평가하고 

비웃는 게 일인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에게 화가 났지만,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그것뿐인 사람들에게 

그것마저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4.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삶이 

행복한 인생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싫어하는 걸 안 할 수 있는 게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트(♥)와 댓글을 먹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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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9.09 21:35

무라카미 하루키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무라카미 하루키, 가와카미 미에코 저  

문학동네 | 2018.08.01



<책 소개>

이보다 솔직할 수는 없다!

작품만큼 미스터리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거의 모든 것.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의 오랜 팬이자 소설가인 가와카미 에미코의

심도 있는 인터뷰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홀릭의 책 리뷰>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법철학」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철학, 진리에 대한 인식은 

일이 다 끝날 무렵에야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 택한 이유는 

하루키 소설과 닮아서일 것이다.

그의 소설은 실제 일본에서 

당장에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후에 

전세계적으로 매니아층이 생겨났다. 


내가 처음 접한 하루키의 소설은 

중학생 무렵 <해변의 카프카>였는데,

사춘기와 맞물려 파격적인 그의 소설을 즐겨읽었다.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하루키는 소설 속에서 

비유를 참 맛깔나게 쓰는 작가다. 

그 비결이 궁금했는데, 이 책에 비결이 나온다.


캐비닛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영감을 받는 일을 

'캐비닛'으로 비유했다. 

머리속에 수많은 캐비닛이 저장되어 있고 

소설가라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에서는 답변을 했지만, 

인터뷰집 <언더그라운드>를 집필할 때는 

질문자 역할이었다.

그때 일반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글로 옮길 때, 

'담갔다 건지기'라고 표현하였다. 

같은 내용을 들어도 

표현하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멋진 비유로 정리하였다.



2장부터는 하루키의 신작소설

<기사단장 죽이기>(2017)가 주요 소재이다.

기사단장죽이기

<기사단장 죽이기>는 

작년 여름 에어컨 틀고 이불 덮고, 

흥미진진하게 봤던 책이었다.

2권 분량에 천 페이지가 넘는 책이었는데도 

책장은 술술 넘어갔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그림에서 기사단장이 걸어나오고 

현실의 시공간을 가뿐하게 뛰어넘는다. 

탁월한 이야기꾼 하루키는 

모든 것을 말이 되도록 풀어놓는다.


하루키는 장편을 쓸때 한 덩어리(단락)를 써놓고 

6개월에서 2년 정도 

머릿속에서 숙성을 시킨다고 했다.

기다리는 작업이 

글쓰는 작업보다 더 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나서 고치고 또 고치고,

반복작업을 해나가는 일이 소설 쓰기라 말한다.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글로 만나는 작가와의 북토크였다 :)

소설을 바라보는 하루키식 마인드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책이어서 무척 좋았다.


<책갈피>


1.

작가가 살아 있으면 

문체도 그에 맞춰 살아 숨쉬죠.

그러니 매일 변화를 수행할 테고요.

세포가 교체되는 것처럼.

그 변화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게 중요해요.




2.

사실 최근에는 딱히 

스스로를 알고 싶다는 마음도 

없어진 것 같아요.

이제 와서 알아봤자 별수없잖아 싶은 거죠.




3.

역시 소설이 가장 좋으니까요.

대화가 있고, 정교한 묘사가 있고,

그 둘이 유기적으로 관계되어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

그 과정이 좋습니다.

쓰기는 힘들지만 

역시 제가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은 

그게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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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8.26 22:20

김경희


남들처럼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그 사이 어디쯤.


찌질한 인간 김경희

김경희 저 | 빌리버튼 | 2017.12.15



퇴사 후 "직업이 뭐예요?"라는 질문은 

날 당황하게 만든다.


"아..저는 퇴사를 하고..

독립출판물을 만들었어요."

"아..저는 지금 온라인으로 마켓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저는 지금 글을 쓰고 있어요."


명사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나의 직업.

지난날 "회사원요."라고 

짧게 말을 내뱉었던 시간이 스친다.



작가는 <회사가 싫어서>라는 책을 

필명으로 냈던 경험이 있고, 

이 책은 2번째 책이라고 한다.


<찌질한 인간 김경희>

확실한 직업인 회사원을 때려치고서 

불확실한 세상으로 걸어나간 기록이다. 


'회사원'이라는 한 단어로 

내 직업을 정의할 순 있지만 

지금 나의 관심사를 설명해주진 못한다.

저자 김경희가 하는 일들은 

독립출판물, 

마켓에서 파는 물건, 일하는 서점 등 

현재를 설명해 준다. 




물음표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라는 질문을 이따금 한다.

보통 잘 살고 있지 않을 때 한다.

잘 살고 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

왜 하필 잘 못 살고 있을 때만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 걸까?



이 대목에서 공감 백퍼센트였다. 

잘 살고 있을 때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충실하게 살고 있지 않을 때,

주어진 시간이 많을 때에 특히 생각이 많아진다.

아니, 생각만 많다.ㅋㅋ 


책 속 김경희가 3일에 한 번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좌절하는 것은 

나의 모습과 겹쳐졌다. 

남의 카카오톡 프로필, 총천연색 여행사진을 보면  

부러워지는데 여행이 다가오면 귀찮음이 앞선다.

부러움, 질투를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4주간의 수업이 끝났다. 

49초 남짓 되는 16마디를 

겨우 만들어내고서야 

음악에 흥미를 완전히 잃었다.

나는 깨달았다. 

나를 좌절케 했던 타인의 재능에는 

숨겨진 시간이 있었다는걸.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저자는 작곡 수업을 들어보고

'이 길이 아니구나' 하고

좌절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송민호의 '겁' 가사를 인용하는 센스가 

보통이 아니었다.ㅎㅎ 

좌절과 자학을 했다 치면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이런 긍정적인 태도를 배우고 싶다.


삶의 내공이 느껴지는 글들,

민낯을 공개하는 일기 읽기가 퍽 즐거웠다. 



빠른 걸음으로 이동시간을 줄이고 

뛰다시피 다녔지만,

전설이 되는 일은 없었다.

이제는 천천히 걷는다.

김태희는 역시 김태희고,

김경희는 어쩔 수 없는 김경희다. 



* 하트(♥)와 댓글을 먹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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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8.19 15:30



N.E.W. 

김사과 저 | 문학과지성사 | 2018. 8. 8



<책 소개>

: 작가 김사과의 미연재 신작 소설


2013년 『천국에서』이후 

5년 만에 발표하는 장편인 『N. E. W.』에서 

김사과는 당신이 발 디딘 여기의 오늘을 살피고 

다음 세대가 맞이할 '멋진 신세계'를 가늠한다. 


“이 세계는 끝난 것이 아니라 

'더 나쁜 쪽으로' 나아갈 여지가 남아 있다”며 

'남은 자들의 세계'는 『N. E. W.』에 드러난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요,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새로운 세계에 걸맞은 환상이요.” 





<홀릭의 책 리뷰>

오손그룹을 일으킨 정대철,

그의 아들 정지용의 탄생으로 이소설은 시작한다. 

그들은 고상한 '부르주아'로 비춰지는 재벌 가족이다.

하지만 실상은..

정대철은 게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고,

정지용은 흐리멍텅한 눈빛에 삶에 의욕이 없다.

정지용과 집안에서 맺어준 결혼을 하는,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최영주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그녀는 평소 존경하던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의 명언을 떠올렸다.

누가 우주선에 태워준다고 하면 

군말 없이 타야 한다.

자리가 어디인지 묻지 말고, 일단 타라!

'그래서 타긴 탔는데요, 

근데 나는 승객이 아니고 

혹시 연료였던 게 아닐까요, 엄마...?'




오손그룹은 21세기 인재 양성을 위해 

L시 뉴타운 개발사업 착수한다.

L시 뉴타운 그들이 사는 아파트에는 

5평의 비좁은 방부터 펜트하우스까지 다 있다.

서울 근교 뉴타운에서 볼 수 있는 행태여서

사실적인 부분이었다.


고졸출신 유튜버인 이하나는 

5평에 살고 있지만 

탑으로 가고자하는 욕망의 인물이다.

정지용을 만나 상류사회에 발을 담근다. 





하지만 이하나는 그런 소박한 행복들을 

고려해볼 여지도 없이

꽃밭 속에 내동댕이쳐졌다. 

단숨에 세상 꼭대기에 놓이게 된 이하나는,

시차와 아찔한 현기증에 대해서 

숙고해볼 틈도 없이 

이 꽃밭에서 저 꽃밭으로, 계속해서 옮겨졌다.


정대철 회장은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싶은 선문답을 한다.

권력과 돈이 있기에 

언어유희에 가까운 그 말들은 포장이 된다. 


또 한 번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뭔가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사람 같은 표정으로 

'엔, 이, 더블유, 뉴 N.E.W가 현대 세상을 결정했다.'

그게 무슨 약자인지 아세요?

신경학 neurology, 전기 electricity, 

제2차 세계대전 World War 2, 

진짜로 그렇게 말했다니까요. 믿어지세요?

제 아버지가 이렇게 황당할 정도로 

유치한 사람이라는 것이? 

그런데 사람들은 아버지를 두려워하죠. 



자본주의의 껍데기- 이를테면, 

최신식 아파트, 브랜드제품, 최고급 음식들이 

이 소설에 버젓이 이름 그대로 등장한다. 

이 세계의 상류층들은 사냥을 즐긴다. 

약한 동물을 잡아 먹듯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이용하고 돈을 준다. 

몰랐던 사실도 아니지만 소름끼쳤다. 


그 세계에서 소수 권력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인간들은 무력하다. 

부품과도 같고, '옮겨지는' 존재로 그려진다. 



새로운 소설은 아니었다. 

재벌가의 통속 스토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들의 속내가 더해져 혼란스러웠다. 

N.e.w는 대혼란의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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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7.29 23:20

서유미 소설집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저 | 창비 | 2018.7.20


<홀릭의 책 리뷰>


창비에서 서평단으로 당첨된 책이다.

서유미 작가님의 책 <홀딩,턴>은 

올해 초에도 서평을 작성했었고,  

실제로 그전 장편들

(판타스틱 개미지옥, 쿨하게 한걸음,

당신의 몬스터, 홀딩 턴)의 팬이었다

장편만 읽어왔기에 단편은 어떨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라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봤다. 

헤어짐은 사랑하는 대상이 떠났거나,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두'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일상의 이별들을

객관적인 문체로 이야기한다.  

20대~60대 세대 공감을

 이끌어 내는 단편들로

'2018년 현재' 일어나는

 삶의 그림자를 찬찬히 비춰준다.



<에트르>

고급 빵집 '에트르'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인 주인공.

빵집에서 주6일 내리 일하지만 

유리창 너머 비싼 케이크는 "그림의 떡"이다. 

주인공에게 서울도 스쳐가는 곳일 뿐이다. 

알바를 전전할 수 밖에 없는 

서른살의 모습을 보여준다. 

뿌리내리지 못한 모습에 쓸쓸함을 느꼈다. 


<개의 나날>

주인공은 음지에서 

떳떳하지 못한 일로 돈을 번다.

돈이 생기면 먹고 마시는데 

다 허비하는 나날을 보낸다.

하류인생을 살아가는 그에게 

어린시절 유일하게 

온정을 주었던 아저씨의 기억. 

아저씨가 죽고 그의 앞으로 

남긴 유품이 도착하는데..

눈물이 날 것 같은 이야기였다. 


<휴가>

극사실주의 소설로, 

휴가는 회색조로 진행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부부가 등장한다.  

모처럼의 휴가이지만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과 

별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뒷모습의 발견>

아내는 속초 여행에서 남편의 실종을 접한다. 

그 여행은 결혼 10주년 여행이었다.

결혼예물인 귀걸이를 잃어버리고,

태풍이 다가오는 

불길한 징조를 놓치지 못한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후에야 

그 사람에 대해 돌이켜보게 되는 걸까. 


<이후의 삶>

주인공은 부부싸움 후 

사우나로 도피하는 것이 습관이다.

이혼을 겪고, 본격적으로 

사우나에서 숙식하게 된다. 

사우나라는 공간은, 

마음 둘 곳 없는 사람들에게 

밥 먹고 씻고 잠을 자고 여가를 보내는

'가족 빼고 다 있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사우나를 스쳐가는 사람들의 

익명성과 개방성이 있는 공간으로 

설정한 점이 흥미로웠다. 


<변해가네>

중요한 날이 겹치는 타이밍이 있다.

딸의 출산날, 그리고 

치매 증상이 심해진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가는 하루.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해야 하고,

자식 걱정하다 하루가 간다.

그 날은 

인생을 돌이켜보는 중요한 하루였다. 




<책갈피>


1.

집에 대한 고민은 

새해맞이 케이크로 어떤 걸 고를까,처럼 

간단하거나 달콤하지 않았다.

휴식시간이 줄어들거나 

휴식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견디기 쉬울 지 

선택하기 어려웠다. 

- 에트르 / 서유미 


2.

완전히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말은 거짓이었다.

나는 하굣길에도 

뒤에서 어른의 발 소리가 나면 

조심스럽게 돌아보곤 했다.

그러나 등 뒤에는 늘 

낯선 사람이 서 있었다.

그때마다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걸,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걸 확신했다. 

- 개의 나날 / 서유미


3.

꿈조차 없는 잠에서 

쫓겨나듯 깨어나면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이혼을 통해 불행에 대한 맷집이 세졌고

더 나빠질 게 없다고 자신했는데

농축된 불행을 

한두 스푼 삼킨 것에 불과했다.

- 이후의 삶 / 서유미 


4.

환갑쯤 되고 보니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그저 그때 힘들었지, 라는 

전체적인 인상만 남아 있을 뿐 

세세한 내용은 흐릿해졌다.

이 일과 저 일의 경중, 

아픔과 후회가 뒤섞여 구별이 어려워졌고

몇개의 장면, 몇마디의 말, 표정만이 남았다. 

- 변해가네 / 서유미



* 이 포스팅은 서평단 이벤트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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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7.22 23:00



실수하는 인간 

저자: 정소현 | 문학과지성사 | 2012.09.28



<책소개>

그것은 정말로 실수였는가?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양장 제본서 전기》가 당선되며 등단한 

정소현의 첫 소설집 『실수하는 인간』.
 
등단작을 포함하여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젊은 작가다운 신선한 면모가 돋보이면서도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준다. 

작가는 가족, 나아가 '엄마'라는 

미묘하고도 불운한 근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를 억압, 유기하는 비정상적인 부모로 인해 

내상을 입고 자란 아이는

 '실수하는 인간'이 된다. 





<홀릭의 책 리뷰>


이 책은 영화로 치자면 

역사물, 범죄물, 스릴러물, sf물 등 각양각색의 

단편모음집이다. 상상력이 기발하다!

8편의 이야기가 전부 다르게 숨쉬고 있다. 

그래서 매 이야기를 점프할 때마다 

새로움을 느꼈다. 

  

제목 '실수하는 인간'은 반대의 의미이다.

과거의 큰 잘못을 

실수라고 합리화하는 것이다.

 학대받은 유년시절, 

불행한 가정, 돈에 대한 집착 등 과거에 갖혀 

현재, 미래엔 걷잡을수 없는 

비극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양장 제본서 전기> 

이혼 후 알콜중독에 걸려 

자식도 못알아보는 엄마, 떠나버린 아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은 

출생연도의 신문을 뒤지러 도서관을 찾다가 

한 서비스를 알게 된다. 

몸은 사라지지만 

정신(기억)은 제본되는 획기적인 서비스이다.

합법적인 안락사 시스템인데 

원하는 기억만을 저장할 수있는

상상에서 가능한 이야기이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미동없는 책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실수하는 인간> 

주인공은 좁은 여인숙 허름한 방에 살며 

실수로 계속해서 식물을 죽인다. 

그 전에는 아버지를 (사고로) 죽이게 되고.. 

그 사건이 기사에 올라올까봐 검색을 하는데

또다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자신이 지목된 것을 발견한다. 

어린시절의 학대가 불러오는 큰 파장은 

살인이었다. 

실수라고 믿는 것이,  

더 큰 비극을 불러오는 것이 공포였다. 

한 여름밤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소설이었다.


<너를 닮은 사람> 

"도움을 받았던 옛 인연, 

너무 힘들어 끊어버렸던 인연이 

다시 악연이 되어 나타난다면 어떨까?"

에서 시작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딸을 폭행한 선생님이 되어 

나타난 그 여자를 마주한다. 

반전의 결말까지 보고 나니  

누가 피해자인지, 

누가 가해자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지나간 미래>

6.25전쟁 당시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소설.

주인공은 전쟁통에 남편을 잃어버린다.  

자신이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어 

남편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소설엔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여 있다.

그런 점에서 제목이 탁월하다고 느꼈다. 

전쟁은 끝나도 

   비극의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책갈피>


1.

그는 2년이 넘도록 같은 문장을 

반복해 써 내려갔다.

'아버지를 죽였다. 실수였다. 

아니다 실수가 아니었다. 아니다 실수였다.' 

문장을 쓰다 보면 자신이 저지른 일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문장으로만 존재하는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 실수하는 인간 中



2.

나는 안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네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죄책감이라는 것을.

혹여 네가 정말 너라 할지라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 너를 닮은 사람 中


3.

그렇게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던 앞날이 

잘 때마다 눈앞에 나타났다.

이 고통이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끝나는지 미리 안다면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러울 것 같았지만

그렇게 가까운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보는 것은 아주 먼 미래인 것 같았다. 

- 지나간 미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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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07.15 22:35

각설하고,


각설하고, (김민정 산문)

김민정 저 | 한겨레출판사 | 2013.12.27


<책 소개>


솔직한 언어와 역동적인 감각으로 

주목받아온 시인 김민정의 첫 산문집

 《각설하고,》가 출간되었다. 

등단 후 근 14년간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글 가운데서 묶어낸 이 책은 

책을 쓰는 삶(시인)과 

책을 만드는 삶(편집자)을 

동시에 살아가는 그녀가 

일상 속에서 스쳐가는

‘순간순간들의 등짝에다 

찍찍 포스트잇을 붙여야 했’던 것들의 

기록이다. 

그 기록은 시, 사람, 

그리고 사랑에 관한 것들이다.



<홀릭의 책 리뷰>


'각설하다'는 '말이나 글 따위에서, 

이제까지 다루던 내용을 그만두고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다.'라는 뜻이다. 


제목이 눈길을 끌어서 

도서관에서 집어든 책이었다. 

'각설하고,' 뒤에 오는 내용은 

솔직한 심정일 것 같아서였다. 


그림없이 글만 빽빽한 책인 점이 독특했다. 

가끔은 활자만 가득찬 책들을 

읽고싶어질 때가 있는데, 

마침 그 타이밍에 보게된 책이었다. 


이 책은 김민정 시인의 짧은글, 

언론 기고글을 모아 만든 책이다.   

특히 640자에 맞춰 기고했던 글들이, 

분량은 짧으면서 긴 여운이 느껴졌다.

글속에 흥과 풍류가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바른 소리를 숨기지 않는 

시인의 면모를 낱낱이 보여주었다. 

산문을 통해서 시와 시인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책이었다. 




<책갈피>


1.

이게 사는 걸까.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야 

지극히 온당한 삶이라 할까.

그 소싯적 화두에 

여러 달째 불면의 밤을 보내는데 

한 어르신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내려놓기! 가끔 내버려두기' 




2.

시인들 말이야,

죽기 전에 자선 시 한 열 편 정도 

낭송한 거 녹음해뒀다가 

장례식장에 틀어놓으면 어떨까?


- 좋긴 한데... ...너무 슬프지 않을까.

무지 눈물 나지 않을까.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에 

자기 시 듣고 가면 덜 외롭지 않겠어? 



3.

그 많던 화분을 다 죽여버린 나와 달리 

부모님 집 베란다는 

평생이 사시사철 푸르다.

채 열을 넘지 않지만 저마다 이름이 있고

어느 하나 어느 하루 

손 안타는 녀석이 없다.

나는 그렇게 컸을 것이다. 



4.

잘 속고 잘 속죄하나 

잘 속이지 못하고 잘 솎아내지 못하는 나.

어떤식으로든 변명으로밖에 들릴 리 없는

이 빤한 글을 쓰고 있는 건 

그럼에도 한 시인의 말마따나 

나는 미래로 가는 차,

어쨌든 나아감을 믿는 바퀴로 

구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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