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9. 2. 20. 19:48




무탈한 오늘 

문지안 저 | 21세기북스 | 2018.01.10




<책 소개>

저자는 대학생활을 시작하려던 찰나 

암이라는 병을 만나며 삶이 흔들렸다. 

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안온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는다. 

<무탈한 오늘>에는 

그 경험 속에서 저자가 느낀 

"아무 일 없이 살아가는 오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섯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 고양이를 돌보고, 

가구를 만들며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작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홀릭의 책 리뷰>


-

지난날들은 뜨겁고 찬란하였으나

일상이 무너진 시간이었다.

영문을 모른 채 오래도록 절룩거린 뒤 

겨우 잡은 안온함은

말 그대로 별것이 아니었다.


무탈한 오늘, 문지안 

-



에세이를 읽을 때의 즐거움은 

마음을 파고드는 문장을 만날 때이다. 

감정을 탁 건드리는 문장이 

서문에서부터 튀어 나왔다.


건강할 때는 건강한 신체의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한다. 

어깨, 허리, 발 등 온몸 곳곳이 

돌아가면서 아프고 나서야 실감한다. 

무탈, 즉 탈이 없음의 상태를 

감사하게 여기는 생활을 

저자는 몸소 실천한다. 





무탈한오늘 사진

반려동물의 사진이 가득 가득한 책 출처: yes24, 무탈한 오늘








-

우리는 목이 빠지게 기다린단 말도 하고

기다리다 지친다는 말도 하지만

아무 말 않고

내색하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기다리는 존재도 있다.


무탈한 오늘, 문지안 

-



저자는 고양이 다섯 식구, 

개 여섯 식구 그리고 남편과 생활한다. 

현대판 대가족이랄까,

각각 식구들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도 울컥했다.

반려동물의 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그런 문장들이 있었다. 



-

상처받은 존재를 대함에

우리는 얼마나 쉬이 우를 범하는가.

잘해주면 금세 친해질 거라는 생각과

친해지면 금세 상처가 아물 거라는 착각은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것인가.


무탈한 오늘, 문지안 

-



버림받은 상처가 있는 

반려동물을 키울 때도 

'나에게는 마음을 열어주겠지'라는 

기대를 쉽게 하곤 한다. 

긴 기다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반려동물의 입장을 

세심하게 헤아려 주는 것 같았다. 








무탈한 오늘

출처: yes24, 무탈한 오늘



-

오늘 나의 반짝임은 미미하고

눈물 나게 기쁜 일도 없었지만

매일 같은 크기의 풍선을 불거나

나날이 더 큰 풍선을 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날은 커다란 풍선을,

어떤 날은 작은 풍선을 잘 불면 되는 것이다.


무탈한 오늘, 문지안 

-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하는 

저자만의 독특한 문장이 좋았다.


따스한 햇살 아래 있는 기분으로 읽었다.

하루 끝에 이 책을 만나 

감성을 덥혀보는 시간이었다. 


반려동물을 키워봤거나,

키우고 잇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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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2. 10. 18:20

이건안해 저건해 표지




이건 안 해, 저건 해

(내 삶을 조금씩 기분 좋게 바꾸는 약속)

고바야시 데루코 저 | 소운서가 | 2019.01.18





<홀릭의 책 리뷰>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자기 주변에서 사람이 멀어지고

결국 자기만 손해라는 것을 

나는 긴 인생의 경험에서 이미 배웠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는 감정의 스위치를 바꿔 

매일을 기분 좋게 사는 방법이 

몸에 배인 듯합니다. 

(이건 안 해, 저건 해)



저자 고바야시 데루코는 82세이다.

저자는 무려 60년 동안 미용분야에서 일하고 

82세인 지금도 일 하는 중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며 '하지 않는 게 좋은 일',

'하는 게 좋은 일'을 

구분해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 감명깊었던 몇 가지를 뽑아 

소개해보려고 한다. 







고바야시 데루코

예쁜 포장으로 도착해, 

선물을 푸르는 즐거움을 주었다. 





stop


고바야시 데루코가 [하지 않는 일]


캐묻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가정사나 건강 상태 등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 

생기는 법입니다. 

그런 것은 언급하지 않고 

서로 즐거운 정보만 교환하는 친구가 있으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괴로울 때도 

마음의 위로가 됩니다.

(이건 안 해, 저건 해)



막역한 사이에 깊이 관여했다가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로는 사적인건 아무 것도 몰라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사이가 즐겁다. 

인간관계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결점을 감추지 않는다

긍정적인 말은 주변 사람의 마음속에도 

자신감을 심어주고 

그 자신감은 점점 커집니다. 

그러면 자신의 주변에는 반짝이며 

'앞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자신의 삶도 점점 긍정적인 방향으로 

두 배, 세 배 더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이건 안 해, 저건 해)



저자는 미용업계에 60년을 몸담았다.

메이크업은 결점을 감추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저자는 반대로, 장점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을 해주고 싶다고 한다. 

나이가 들고 주름이 생겨도 

그에 맞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면 된다고.

긍정적인 사고가 삶을 변화시킨다. 



험담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생활과 삶이 

너무나 신경 쓰여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저울질하려고 하는 

너무나 비참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안 해, 저건 해)



험담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서도 

다른 곳에서 화제 삼지 않도록 한다.

안 좋은 말, 나쁜 감정은 

늘상 표정에 드러날 수 있고 

좋지 않게 돌아올 수 있음을 깨우쳐 주었다.







스마일



고바야시 데루코가 [하는 일]


풀네임으로 산다

풀네임으로 산다는 것은 

그 '풀네임의 내 인생'을 

책임지고 산다는 것입니다. 

(이건 안 해, 저건 해)



회사를 다니면 회사 직함으로

아이를 낳으면 아이 엄마, 아빠로 

부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풀네임으로 산다는 것은? 

사회, 집안 등 부여된 역할 속에서 

'나'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저자처럼 이름을 걸고 책임지며 

사는 어른이 되고 싶다. 



미소를 짓는다

여든이 넘으면 예전에 있었던 

부끄러운 일이나 괴로웠던 일도 

모두 웃음의 소재로 

바꿀 수 있게 됩니다.

(이건 안 해, 저건 해)



웃는 얼굴에 침 뱉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스스럼없이 자신의 실수담을 나누고 

웃음을 준다면 주변에 사람도 많아지고,

자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미래 설계도를 그린다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당신은 지금 매우 잘되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몇 살까지 

 그 꿈을 이룰 생각인가요?'

(이건 안 해, 저건 해)


저자는 마흔이 되기 직전 

혼자 미국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회사일과 집안일로 힘겨워 

생각을 정리할 겸 떠난 여행이었다고.

그곳에서 만난 여행자와 친구가 되어 

세 가지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에 답하며 

미래의 길이 선명해졌다고 한다. 

미래를 설계하고 꿈꾸는 일은 

현재에도 삶의 원동력이 된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나는 어릴 때,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며 자랐다. 

외할머니는 생활력이 강하시고 

우리들을 최고라고 믿게끔 사랑을 베푸신 분이다.

다큰 이후에도 외할머니 댁에 놀러가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외할머니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외할머니, 그리고 저자처럼 

열린 생각을 가진 어른이 되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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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1. 28. 21:30

디디의우산





디디의 우산

황정은 저 | 창비 | 2019.01.20






<책 소개>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황정은이 건네는 우산!


넓고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한 동시에 

평단의 확고한 지지를 받으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황정은의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 

《D》라는 제목으로 다시 선보이는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웃는 남자', 

'문학3' 웹 연재 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를 묶은 소설집이다. 

2014년 세월호참사, 2016~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이다. 








<홀릭의 책 리뷰>


<디디의 우산>은 

황정은의 연작소설이다. 


연작소설은 일정한 연관성을 지니며 

하나로 묶이는 소설을 말한다. 

각각의 소설대로 완결성이 있고 

그와 동시에 소설끼리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인다.

이를테면, 따로 또 같이의 느낌이랄지.

단편의 확장으로 단편끼리 연결이 되며

함께 해석할 여지가 있다. 


디디의 우산은 

2개의 중편소설로 구성된다. 

'd' 그리고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1. d  

(주의: 스포 일부 있음)



첫번째 소설 제목은 d.

주인공으로 d와 dd가 등장한다.

d의 아버지, 어머니는 이름으로 표기한다.

d, dd만이 익명이다.

d의 아버지는 목수였다. 

d는 자라면서 톱 소리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dd를 만난 이후로는 

dd가 d의 신성한 것이 되었다.

dd는 d에게 계속되어야 하는 말,

처음 만난 상태 그대로, 

온전해야 하는 몸이었다. 

d는 dd를 만나 자신의 노동이 

신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 d, 황정은 



d와 dd는 어린시절 동창으로 

동창회에서 다시 만난다. 

d는 우산을 잃어버려 dd와 한 우산을 쓰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산을 인연으로 dd는 d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다. 





우산









d는 그간의 흔적들이 

멀고도 긴 궤적을 그린 끝에

자신에게 돌아왔음을 느꼈다.

세계는 잡음으로 가득했다. 


- d, 황정은 


그런데 버스 사고로 dd를 잃게 된 d.

건조하게 사물들을 설명하는데도

이부분에선 슬픔이 밀려왔다.

남겨진 자의 마음과 공허함을 서술한다.







시대의 돌봄을 받은 적은 거의 없지만

알아서 먹고살며 시대를 이루었고

이제 시대의 뒤꽁무니에 남은 사람들,

- d, 황정은 



혼자 남겨진 d는 고시원으로 이사를 하고, 

세운상가에서 택배 상하차 일을 시작한다.

고시원과 세운상가의 공간적 이미지는 

고단함을 보여준다.  

택배일도 고단한 육체노동이다.

dd를 잃은 슬픔을 느낄새 없이

일하고 잠이 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운상가에 남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쓸쓸함을 자아냈다. 






공간을 공간이 되게 하는 소리.

dd는 그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라고 d는 생각했다.

LP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d는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듣고 

한번 더 들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 d, 황정은 


d의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을 깬건, 소리였다.

dd와 듣던 음악을 LP로 듣기 위해 d는 깨어났다. 

축음기는 잡음을 모아 걸러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축음기



한편, d는 동창과 함께 청계천을 걷는다.

그곳엔 세월호 추모가 있고, 경찰부대가 있다.

흔적없이 사라진 사람들,

남겨져 살아 내는 사람들,

슬픔에 함께하는 사람들, 혁명에 가담한 사람들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움직임은 아주 하찮은 것에서

출발한다고 느꼈다.


이 소설은 LP판 위에서 

탁탁 튀며 늘어지는 음악인가 싶다가, 

끝날 무렵 눈물이 똑똑 떨어지는 음악같았다. 









  2.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책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기사인용, 책 원문 인용이 많아

중간 중간 어려웠음을 고백한다. 

이해안되는 부분은 스킵하고, 쭉쭉 읽어나갔다.


12편의 습작소설을 

완성시키지 못한 채

계속 쓰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된 사건으로 

1996년 연세대학교에서 일어난,

한총련 포위사건을 다룬다.





국민을 국가의 적으로 규정하고 

잔혹하게 진압한 정부로부터 

싸울 이유를 찾아낸 사람들도 있었으나 소수였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이들은 

더욱 소수였다.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정부에대한 소수의 투쟁이

빨갱이, 폭력시위라는 이름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과정을 드러낸다. 

그리고 세월호와 촛불 혁명까지 현대사를 아우르는

혁명들이다. 

촛불








그러니까 그는 

그걸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네가 얼마나 하찮고 무력하고 

같잖은 존재인지를 알라.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이 소설에서는 뿌리박혀 있는 가부장제, 성차별,

동성애 차별도 가감없이 이야기한다.

충격적일 정도로, 신문기사도 등장하며 사실성을 높인다.

현재를 살며, 부당한 것들에 대해

맞서 싸우는 그런 정신을 담았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완전히 배제되는

가족형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남자, 여자가 결혼하는 보통의 형태 말고

여자와 여자가 20년 이상 살고 있는데도

그들은 서로 보호자가 되지 못하는 현실을 말이다. 

그 현실을 아프게 꼬집는다.







그건 상식이지,라고 말할 때

우리가 배제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너와 나의 상식이 다를 수 있으며

내가 주장하는 상식으로 

네가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가정조차 하질 않잖아.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상식이 절대적인 것일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황정은은 고통스러운 소수에게 힘을 보탠다.

가장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물결을 이루는 혁명을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건 이후로 

남일당에 간 적이 없었다.

가봤자, 무력감만 확인할 테니까.

그리고 우리는......

우리는 철거민이 아니었지.

아니었고 아니며 앞으로도 아닐 거라고 

우리는 믿었지.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남일당은 2009년 용산 참사가 

발생했던 건물이다.

내겐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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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1. 14. 20:48

최은영 소설




몫 

최은영 글 | 손은경 그림 | 미메시스 | 2018.09.01






<책 소개>

2030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단편 소설 시리즈 '테이크아웃' 제11권 『몫』.

학교 신문편집부에서 만난 희영과 나, 그리고 정윤.

글 쓰는 일에 마음을 쏟는 

그녀들의 성장 과정을 담은 소설로, 

각자 지어가는 삶의 단편적인 모습과 함께 배치된다. 

콘트리트의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고

건조한 질감 속에서 

생기를 머금고 피어오르는 

손은경의 초록으로 형상화된다.







최은영 몫

책 표지를 펼치면 하나의 그림이 된다. / 그림 - 손은경 





<홀릭의 책 리뷰>


테이크아웃 소설 시리즈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얇은 책으로,

이동중에 보기에 편리하다.


대학생 때 교지 편집부원으로 만난 

3명(해진, 희영, 정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나(해진)는 글을 쓰고 싶지만 평범하고

뛰어난 글을 쓰지 못한다고 느끼는 인물이다.

나와 함께 편집부원으로 들어온 희영은,

글에 특별함과 날카로움이 있다. 

이런 희영을 나(해진)는 내심 견제하고, 

편집부원 모두가 

희영의 글에 뛰어남을 느끼면서도 칭찬하지 않는다.


나(해진)는 세월이 흐른뒤

한 학년 선배 정윤을 

학교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시작되는 이야기다.






-


희영이 기지촌 여성 문제를 

회의 테이블에 올렸을 때,

당신은 그녀가 너무 멀리 갔다고 생각했다.


몫 / 최은영 

-




대학 교지 편집부에서는 

사회활동을 주제로 다룬다.

1997년도를 배경으로 하는데,

이때는 IMF처럼 굵직한 사건이 많이 터졌다.

여성문제는 거론되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기지촌 사건 등 여성문제를 끊임없이

건져올린 희영.

그녀의 모습은 외로워 보였다.



글쓰기



-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나서, 

정말로 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쓸 줄 모르는 당신만 남아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 나날이 길었다.


몫 / 최은영 

-


대학시절 편집부로 

비슷한 생활을 하던 세 사람은 

사회로 나간 후

매우 다른 길을 걷는다.

글을 쓸줄 모른다고 느꼈던 해진이 

편집부에 가장 오래 남아

글쓰는 일을 계속한다.




-

기지촌 활동가들이 만든 

소식지를 읽으며 마음이 끌렸다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그곳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는 

희영의 얼굴을 당신은 곱게 바라볼 수가 없었다.


몫 / 최은영 


반면 대학생 때 

글쓰기에 두각을 보이던 희영은 

기지촌으로 들어가 

그 속의 여성들과 함께 생활하는 

사회활동가의 삶을 산다. 





-

희영은 열어놓은 창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 버리고 사는 사람들 있잖아.


몫 / 최은영 




치열한 삶으로 들어가느냐, 

글을 쓰느냐.

두 갈래의 길에서, 

해진의 입장에 더 이입이 되었다. 

희영의 생각은 백번 맞는 말이지만 

그속으로 직접 뛰어들 용기가 부족하다.   

해진의 입장에서 본 희영은 

현장(기지촌)에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사회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경외스러운 눈길과 안쓰러움의 

양가감정이 들었으리라. 




막힘없이 얇게 흐르는 물처럼

이 소설은 흘러가다가,

한 지점에 도달한다. 


현장 밖에 있는 자,

말과 글로 전달하는 

사람의 한계를 비췄다고 생각했다. 


책장을 덮고도 

한동안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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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1. 7. 19:00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이상원 저 | 니케북스 | 2018.12.10


<책 소개>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말하기와 토론' 

수업에서 만난 청춘들의 말. 글. 생각


이 책은 서울대학교에서 12년 동안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던 선생이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다. 

학생들의 글은 과제물로 제출된 것들이지만 

매우 사적이고 내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들의 글과 말을 접하며 

학생들의 생각과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때로는 비판하고 조언한다. 

그러는 사이 

"세상을 배우고 인생을 공부"한다. 




<홀릭의 책 리뷰>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대학생활, 서울살이, 자존감, 입시 등

현실에 발을 붙인 주제들에 대한 생각을

엿볼수 있는 책이다.



마침내 서울대학교에 온 지금은 

엄마도 나도 길을 잃었다.

엄마는 좋은 학교를 오면 좋은 미래가 

자동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서울대 이후에 삶에 대해서는 

나에게 가르쳐주지 못했다.

나는 좋은 학교를 목표로 달려오느라 

그 너머의 삶을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中



대학 합격을 위해 달려왔던 20년.

막상 들어오고 나니 갈길을 잃어 

헤매이는 청춘들이 한둘이 아니다.

나의 스무살을 떠올려보면,

1학년때는 술을 마시며 추억을 쌓고 

성적 f도 맞아보고 했었다.

요즘의 스무살들은 그렇진 않은 것 같다.

1학년때부터 학점쌓기, 대외활동,

취업관련 활동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회화 수업에서조차 암기가 중요해

회화 능력은 겉핥기에 그쳐버렸다.

고3이 된 후에는 일반고와 다를 바 없이

수능, 수능 준비의 연속이었다.

생각만큼 교육의 질이 높지도 않고

시설이 좋지 않았음에도 

등록금은 천문학적이었다.


-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中



위글은 외고를 거친 학생이 썼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이 

할 이야기가 많은 글감이겠다.

학생들은 자신이 겪었던 

고등교육에 대해 혹독히 비판한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말이다. 




통장이 비면 학식을 먹을 때

4000원짜리 

베이컨 크림 파스타를 먹지 못하고 

2500원짜리 버섯 비빔밥을 먹어야 한다.

수업에 지각을 해도 택시를 타지 못하고

20분을 기다려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

뒤풀이를 참여해도 2차까지밖에 가지 못한다.


-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中



피부로 와닿는 글이었다.

대학생은 

고등학생때와는 씀씀이가 달라진다.

점심을 꼬박 꼬박 사먹어야 하고

핸드폰비, 교통비도 내야 하고

동기들과 술도 마셔야 하며, 

대학 교재비도 한권에 몇만 원이 훌쩍넘는다.

운이 좋은 경우라면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그게 아니라면 

아르바이트는 선택 아닌 필수다.

주변에는 과외 알바를 몇개씩 하거나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채식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이러한 의미이다.

닭들이, 돼지들이 또 소들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수정되고 태어나서

일평생 착취당하다가 죽어서는 안 된다는 것.


-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中



생활속에 자리잡은 

고정관념을 깨는 행동도 글쓰기에 등장한다. 

위 글은 채식에 대한 학생의 생각이다.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불편을 감수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주변의 사안을 돌아볼 줄 알고

실천하는 행동은, 

타성화된 어른보다 나은 점이다.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은 

20대의 현재 고민이 뭔지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저마다의 무게를 지고 

살아 나가야하는 것은 동등한 것 같다. 

세상속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과정이 

힘겹지만은 않기를 바란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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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2. 17. 22:25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저 | 달 | 2018.11.12



<책 소개>


2009년부터 9년간 베스트셀러로 머문 

산문집 《보통의 존재》그리고 

2015년 이야기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석원이 

3년 만에 펴낸 산문집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8부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여덟 권의 에세이를 만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석원 싸인

첫장을 넘기면 나오는 저자의 싸인과 문구.




<홀릭의 책 리뷰>


<보통의 존재>,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두 권을 몰입하여 읽었기에 

목을 빼고 출간을 기다린 책이었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달이 뜬 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제목이었다.

전작보다 조금 더 내밀하고, 

농도가 짙은 이야기들이다. 

보통의 존재 이후의 이야기를

그는 묵묵히, 계속해서 써내려 갔다.


가까운 사람에게 힘든 일이 생겼을 때에도

그저 연락을 하지 않는 게 

도와주는 거라는 말에 

며칠째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있네요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작가 이석원은 여전히 

일상의 면면들을 담백하게 들려준다. 

친구를 떠나보내는 일, 

가족과 생계의 문제,

일, 나이든다는 것, 여행 등 

느낄 수 있는 공감대가 많았다.  






나는 그 친구가 있던 서른세 살 때까지 

외로움이란 말을 잠시 잊은 채 살았다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아름다운 한 문장이었다.

가장 친했던 친구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서글픔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세상의 어떤 명서도 내 그릇만큼 읽힌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오랜만에 집을 떠나면서 나는

외롭지 않고 불편하지 않으려고 조바심치다

그 모든 것들이 여행이 아닌 구경이 되어버렸다.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여행을 찬양하고 권하는 책들이 즐비한데, 

이 대목은 여행 실패담에 가깝다.

여행의 돌발상황을 피하려고 하다 

그 무게에 짓눌려 

여행을 즐기지 못한 때가 생각났다.

결국 여행을 받아들일 

열린 마음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갑자기 떠안게 된 가족의 생계의 문제는 

나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단절시킨 채 

오로지 글에만 매달리게 했다.

그 완벽했던 집중의 시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이석원 가족의 생계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에, 

반전스럽게도 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글을 써서 부모님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그렇게 나온 책이 <보통의 존재>였다. 


작가가 되기 전, 그는 뮤지션이었다.

오래 해오던 음악을 접으며 이런 말을 남겼다.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언니네이발관 은퇴의 말 중에서 


하나의 길을 닫으면 

다른 길이 또 열리는 법인가 보다.

그는 글을 쓰며 또다른 삶을 살고 있고 

독자들에게 행복을 준다.




어릴 적, 친구가 어떤 만화책을 권하면서 

넌 이제 며칠 동안은 행복해질 수 있을거야, 

라고 했을 때, 

아 그렇지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런 행복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는 것.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이 책을 기다리는 며칠 동안 설렜고,

읽는 동안 행복했기에  

작가의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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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2. 9. 20:05

단편소설 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2018년) 제21회 창비신인소설상 당선작 













<홀릭의 단편 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은 

A4 13페이지 분량의 단편소설이다.


어처구니 없는 갑질과 

'을'들의 연대가 드러나는 소설이다.


앱 개발


주인공은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10명 남짓한 인원의 

스타트업 회사에 다닌다. 

앱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소설 속 유비카드는 

공연유치에 혈안을 올리는

모 신용카드사와 너무 닮았다. 

SNS를 누구보다 빠르게 

활용하는 대표도, 리얼하다.

그 대표는 월급을 신용카드 포인트로 주시는 

갑질까지 하사하신다. 

이 사실이 사내에서는 그리 길게 

놀랄일이 아니었다는 것까지도, 현실적이었다.


 내가 직접 들은 이야기도 많다. 

 회사에서 밥을 지어서 

 대표에게 매일 바칠 뻔한 현대판 식모 이야기,

 맘에 안든다며 문서를 내동댕이치고 

 욕설을 들은 샌드백 이야기, 등등. 

실제 벌어진 일들이다.


한편으로는 

'덕질하는 직장인'으로서 

내 얘기 같은 지점이 있어 기뻤다.






레고


콘서트 덕질,레고 덕질 등 

현 직장인이 좋아하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회사에서 콘서트 표 예매하려고 

퇴근을 늦게 하는 일이 있었다.

콘서트 티켓팅 표는

저녁 6시 혹은 8시 즈음 

풀리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이처럼 현실을 잘 읽는 소설에서 

빠질수 없는 부분은 "연대"라고 생각한다. 

 '거북이알'과 나, 

 나와 케빈과의 연결고리는 덕질이다.

 이들은 모두 회사에 소속된 

 을이라는 점이 공통적이다. 


 현실속 직장인의 포인트들을 찾아, 

 유쾌하게 터트려주는 그런 소설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소설은

 마음 터놓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나만 혼자서 견디는 게 아니구나"

  하는 위안이 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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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1. 29. 20:46

정세랑 소설집

사전서평단으로 만나본 단편, <이혼세일>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 창비 | 2018.11.23


[책 소개]


장편소설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정세랑이 첫번째 소설집을 출간한다. 


8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결혼과 이혼, 뱀파이어, 돌연사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신선하고도 경쾌한 상상력을 펼쳐놓는다. 

보이지 않는 폭력과 부조리에 맞서는 

매력적인 인물들은 

정세랑 특유의 명랑한 필치에 실려 

지금 이곳에서 함께 견디는 이들에게

따뜻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홀릭의 책 리뷰] 


정세랑 작가는 

주로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대표작은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전작들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 책을 읽기 전 

정세랑 작가의 이미지는 하얀 도화지와 같았다.



내가 받아든 단편의 제목은 '이혼 세일'. 

세상 들어본 적 없는 조합이다. 

이혼과 세일의 결합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SALE


-

크고 작은 살림들을 처분하는 게 

일차적 목적이지만,

이재의 새 출발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혼 세일' 中

-



이야기는 

이혼한 동네 친구 이재의 초대로 시작된다.

이혼하면서 정리할 집안의 물건들을 

파격특가에 

친구들에게 판매하는 세일을 한다. 



-

어쩌면 다들 이재보다도 

이재가 이끌고 다니는 공기 같은 것을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이혼 세일' 中

-



이혼한 이재라는 친구는, 

학교때부터 유행을 선도하며 

속이 깊은 친구다.

그런 친구의 이혼소식에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결혼한 친구는 결혼한대로 

'애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싱글 친구는 

이재와 함께 셋이서 살면 어떨까,라며 

싱글친구끼리 하하호호 담소를 나눈다.







-

다른 사람들의 삶은 근사하고

자신만 지옥에 버려진 듯한 날들이 이어졌고,

그 절망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지만 

종종 들켰다. 

'이혼 세일' 中

-




새출발


소설 속 친구들은 각자의 '짐'이 있다. 

현실 어른에게 닥친 삶의 무게를 언급하여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완성한다.

주변에 있을 것 같은,

멀지 않은 이야기였다. 


어떤 선택을 하든,

묵묵히 들어줄 이가 있다면 

기꺼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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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1. 16. 21:40

마흔에게



마흔에게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 다산초당 | 2018.10.05




[책 소개]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미움받을 용기』를 집필해

국내에서만 1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역대 최장기간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닥친다. 

나이 오십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그는 대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했다.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하여 

예순 살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흔에게』는 나에게 주어진 남은 생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조언하는 책이다. 




[홀릭의 책 리뷰]


<미움받을 용기>로 신드롬을 일으킨 

기시미 이치로가 신작을 펴냈다.

궁금했던 신간을 서평단을 통해 

감사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 알프레드 아들러





이 책은 

'마흔에게'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결국 "남은 생이 있는 인간"임에는 

누구나 동일한 상황이다.


그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낼 수 있는지 

저자의 경험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기시미 이치로는 

'인생은 육십부'를 몸소 보여주었다.


한국에서 강연 요청이 많아지자, 

그는 예순 살에 한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많이 헤맸다고 한다.

포기하지 않고 2년 정도 계속한 끝에

한국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공부


기시미 이치로가 보여주는 용기는 

아들러의 표현을 빌리자면 

"불완전한 용기"라 말할 수 있다. 





아들러가 말하는 불완전함이란 

인격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불완전함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그 즉시 '잘하지 못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새로 시작한 일이니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잘하게 되는' 것의 첫걸음입니다.

 <마흔에게> 中



불완전한 용기라는 말.

거창하게 무언가를 이루려는 큰 용기가 아니다. 

오히려 작은 용기이다.

가볍게 "한번 해보지 뭐!" 하는 자세이다.

이 자세를 '나이 듦'의 좋은 거울로 삼고 싶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어떤 상태든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것만으로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

<마흔에게> 中



나이가 들어가고, 일이 힘에 부칠 때 

"나는 사회에서 쓸모가 없는 사람인가?"

라는 좌절감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그럴 때, 기시미 이치로의 한 마디는 

생각의 전환을 불러온다. 



조부모


나의 가족 중에서, 

할머니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계신다.

그분들은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내게 소중한 존재이다. 

건강히 살아계시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 춤이다.

<마흔에게> 中




기시미 이치로는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하며 

현재를 놓치는 것을 경계한다.

걱정하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거듭 말한다.

인생을 춤으로 비유하며,

춤은 그 자체로 즐거운 것이고 

도중에 멈춰도 된다고 말한다.






미래에 대비하느라 

'지금 여기'를 놓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

연령대가 높은 독자들을 배려한 점이 좋았다.

글씨크기가 큼직 큼직하고,

여백도 있는 편이다. ^^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마흔'이란 

인생의 중반부로 가는 과정이다. 


마흔



마흔이 다가올 사람, 

마흔 언저리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

마흔 이후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사람 모두

'지금, 여기'에서 웃을 수 있길 바란다.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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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1. 11. 16:30

보통의 존재


보통의 존재

이석원 저 | 달 | 2009.11.04





나는 보통의 존재 어디에나 흔하지

당신의 기억 속에 남겨질 수 없었지

가장 보통의 존재 별로 쓸모는 없지

나를 부르는 소리 들려오지 않았지


-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가사 中


언니네 이발관의 대표곡인 

'가장 보통의 존재'를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간주의 기타소리가 처연하게 들려왔다.

  퍽 쓸쓸하고, 잘 어울렸다.





<홀릭의 책 리뷰>


보통의 존재.

특별할 것 없는 존재라고 

자신을 말하는 사람이다.

어린나이에 한 결혼, 그리고 헤어짐까지 

담담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허를 찌르는 웃음도 곁들여. 


사랑이 무엇인지,

마음이 왜 변하는지 나는 여전히 모른다.

그렇지만 그때 그 오징어잡이배들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도 

아쉬운 것을 보면, 

마음이란 것이 그렇게 쉽사리 소멸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로부터 6년 뒤 헤어졌다.


- 보통의 존재 中



사랑에 대해 환상이 있어서 

권태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사랑은 쉽게 저버릴 수 있는 감정이라고 

느끼는 순간 허무해지기 마련이다. 


오래된 연인이 안정감으로 굳건하게

관계를 이어나가는 모습도 분명 있다. 

저자는 공감하지 못했지만..ㅎㅎ 나는 알 수 있다. 


우리가 싸운 적이 있거나 

내가 한 말 때문에 

당신이 열받은 적이 있었는지,

그런 적이 있다면 우린 친구예요.


- 보통의 존재 中


이책은 연애이야기 말고도 

인생이야기가 가득가득 차 있다.

소중하게 꺼내보는 유년 시절의 추억, 

어른이 되서 서글퍼지는 순간, 

산책과 음악이야기, 꿈, 

부모님과 친구, 조카 이야기 등 

주변을 돌아볼만 한 이야기들이다. 






고통을 잊기 위해 8월의 폭염 속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달리며 만든 

다섯번째 작품은 내가 만든 것들 중 

가장 많은 성과를 안겨다주었고

반면 별다른 사건이 없을 때 만든 것들은 

그다지 많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


- 보통의 존재 中


고통으로 만든 작품(음악)이 

큰 사랑을 받고 

평이할때 만든 것들은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러니.

고통과 불안은 예술가의 운명인걸까?



이소라

이석원이 들려준,

가수 이소라 이야기도 좋았다. 

가수들이 콘서트를 하게 되면

며칠 연속으로, 길게는 일주일 이상 

전국투어 공연을 하곤 한다.

한 콘서트에 모든것을 쏟아 붓게 되면 

다음날 공연에 지장이 있다. 

프로가수인 이소라가 그걸 모를리 없는데도, 

한 무대에 감정을 터트려 분출시켜 

목소리로 토해내는 것.. 

경외심이 드는 장면이었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에 이어 

<보통의 존재>까지 

 2권의 에세이를 읽으며 

이 사람의 내면에 들어가 

깊이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 :)



더 늦기 전에 안 먹어본 것 먹어보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지.

만나보지 않은 사람도 만나고

해보지 않은 노래도 해야 한다.


- 보통의 존재 中
















Posted by luvho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