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9. 7. 14. 00:45

윤성희 장편소설 상냥한 사람



상냥한 사람 

윤성희 저 | 창비 | 2019.06.28



<책 소개>

무수한 별처럼 작고 희미한 삶들을 향한 위로 


형민의 이야기로 시작된 소설은 

사회자에서 형민의 어머니, 

형민의 아내, 형민의 딸, 

형민이 다니는 회사의 조과장, 박대리 등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며 

결국 삶은 작은 행복과 실패, 

기쁨과 슬픔이 섞인 것임을, 

인간은 항상 나쁜 사람이나 

항상 좋은 사람이 아니라 

그저 살아내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끈질기고도 정직하게 그려낸다.





인간이란 존재는 

어느 정도의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기 전에 나는 

주머니를 들여다보고 물었다.

작가는 어느 정도의 슬픔이 적절한지,

또 어느 정도의 희망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는 존재일까?

두 손을 가만히 쳐다보면서 나는 물었다.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어서 나는 무서웠다.

잘 모르겠다고 수십번 중얼거린 뒤,

나는 겨우 용기를 내어 

상냥한 사람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닳고 해진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문장을 적었다.


2019년 여름 윤성희, 
<상냥한 사람> 작가의 말 









밤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표지가 예뻤다.





<홀릭의 책 리뷰>


[그때 그사람, 어린 진구] 


주인공 형민은 tv프로에 출연해

38년전 아역배우 시절을 회상하며 소설은 시작한다.

형민의 어린시절은 

'진구'였을 때의 기억이기도 하다.

형민은 가난한 아이 '진구' 역을 맡아 

진구로 계속 불렸다. 




문방구



형민은 기특한 아이로 기억되었다.

진구의 동생 역이었던 민지는 

형민을 상냥한 사람으로 여겼다. 

형민이 아역배우때 찍은 단 하나의 드라마 

"형구네 고물상"은 유일한 작품이 되었다.

가난한 역할을 하고싶지 않다고 했을 뿐인데 

다시는 출연기회가 없었다. 







착하고 상냥한 어린 진구는 

꼬리표처럼 형민의 인생에 따라다녔다.
 
어린 진구와 관련된 인물들을 

형민은 화면 속에서 만난다. 

극중 진구로 있었던 일들이 마치 

실제 형민이 겪었던 일처럼 다가오는 경험한다.

상냥한 사람, 형민에게는 착하고 친절한 

모습만이 있는건 아니다. 

삶의 복합성을 보여줬다.

살다보면 어릴적 생각한 자신의 모습에서
 
멀리 와버렸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 지점을 명확히 표현해준 소설이었다. 





-

환한 대낮에 자신을 미워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어둠 속에서는 괜찮았다.

어둠 속에서는 미워하는 마음조차도 위로가 되었다.

- 상냥한 사람, 윤성희 












[마냥 슬프지 않은, 따뜻한 묘사] 


이 소설은 따뜻한 묘사가 특징이었다.

형민의 어머니, 아버지의 일화들부터  

상실에 가까운 일들도 

잔잔하게 펼쳐놓는다.

슬픔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그리고 주인공은 형민이지만 

화자는 형민의 아내, 

박대리, 강차장 등의 인물로 옮겨간다.

이렇다할 커다란 갈등 요소 없이도
 
희노애락을 보여주었다. 

도란도란 옛날 추억담에서 시작해 

현재에 이윽고 도착한다.

이야기 자락을 돌아 

천천히 가는 호흡이 따뜻한 소설이었다.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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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6. 15. 20:08


만화 차의 시간



마스다 미리는 만화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를 쓰는 일본 작가이다. 


주말 오후 도서관에서

마스다 미리의 만화책 시리즈 코너에 서곤 한다. 

쭉 늘어선 시리즈 중에서 

어떤 책을 볼지 기대가 된다.


마스다 미리의 시리즈 중에서  

기억에 남는 3권을 추천해본다.






마스다 미리 차의 시간


1. <차의 시간>, 2017

- 부제: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따끈따끈하게 저번 주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차의 시간>은 도서관에서

볼때마다 대출중이었다.

드디어 차례가 와서 빌려 보았다. 






마스다미리 차의시간


작가가 카페에서 하는 일은 

멍 때리기, 가볍게 관찰하기이다.

편집자와 약속을 잡아 일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차의 시간은 

카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주인공은 기차를 타고 가는 중에도 

보온병에 차를 담아 '차의 시간'을 갖는다.


티타임은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잠시 일상을 멈추고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차의 시간>은 

차와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책이다.






주말엔 숲으로


2. <주말엔 숲으로>, 2012


이 만화책은 

시골로 이사간 한 친구를 보러 

주말이면 숲으로 가는 이야기이다.


여자 친구들 셋이 등장한다.

직장생활에서 쌓인 피로를 

시골 친구 집에 종종 가며 힐링한다. 

두 명의 도시 친구가 

시골 친구 집에 갈때 

맛있는 특산물, 디저트를 매번 사간다.

그때 그때 바뀌는 디저트들을 보는 

소박한 재미도 있었다. 


자연 속 힐링이 필요할 때

<주말엔 숲으로>를 추천한다. 







3.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2015


마스다 미리의 대부분의 만화책들은 

가상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대부분의 일에서 크게 흥미가 없는 내가

특이한 이벤트를 발견하면,

일단 가보기로 합니다.


사실은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갑니다.


찾고 있는 무언가가 그곳에 있을지도 모르니.

설레는 말을 만나기 위해.


-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中


마스다 미리는 일부러 

이것저것 찾아서 가본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기억에 오래 남을 표현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호기심 어린 사고방식이 

작가라는 직업과 무척 어울린다.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의 삶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주제' 측면에서

어른들이 공감할 만한 만화다..ㅎㅎ

차 마시는 시간, 

나이 들어가는 것,

결혼, 노년, 일 이야기 등 

책마다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다양하다.


아주 소소한 일상에서

때로는 묵직한 의미를 건져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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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6. 10. 22:40

임솔아 최선의 삶


최선의 삶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임솔아 저 | 문학동네 | 2015.07.17 


<책 소개>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신종'의 출현!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최선의 삶』.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시인 임솔아는 

열여섯 살 이후로 끈질기게 자신에게 찾아왔던 

악몽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가족과 학교에 대한 불신, 

친구를 향한 배신감을 빨아들이며 

성장한 인물이 친구를 찾아가 살해하려는 꿈.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저자를 밤마다 몸부림치게 했던 

이 악몽의 기원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홀릭의 책 리뷰>


이 소설은 주변인으로서 청소년

(=선 밖에 있는, 배제된, 변두리)

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부 비행청소년'이라고 간단히 

치부할 수 없는 문제의식을 다루고 있다. 

10대가 내뿜을 수 있는 다크한 기운을 

바닥까지 끌어내려서 응축한 소설이다. 

잔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부분도 있어 집중했다. 





스노우볼


-

무서운 것에 익숙해지면 

무서움은 사라질 줄 알았다.

익숙해질수록 더 진저리쳐지는 

무서움도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 최선의 삶 中

-



주인공은 열여섯의 여중생 '강이'다.

강이, 소영, 아람 셋은 대전 전민동 출신이다.

셋은 대전을 벗어나 서울로 무작정 간다.

무서운 게 없는 하룻강아지들은 

세상을 모른 채.



-

우리는 무인 모텔 대신에 

무인 공간을 찾아냈다.

숨어 있기 가장 좋은 곳은 CCTV가 없는 

고층 아파트의 비상용 계단이었다.


- 최선의 삶 中

-

 

아이들은 돈이 없어 아파트 옥상이나 

공공 화장실을 전전한다.

집 나온 미성년자들의

 변방의 삶은 녹록지 않다.

검은 손아귀를 뻗는 아저씨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한다.

거리의 아이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인식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

철제 의자가 너덜거릴 때까지 

곰곰이를 때렸다.

곰곰이는 어깨뼈가 부러졌고 전학을 갔다.


우리는 다시 소영과 어울려 다녔다.

소영은 점점 날카로워졌다.

작은 배신의 낌새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 최선의 삶 中


또래 사이에서의 폭력 문제도 드러난다. 

거리에서 잠 자고 생활할 때보다도 

내부에서의 폭력이 더욱 공포로 느껴졌다.

또래의 세계는 견고하고 

그 세계에서 

영원히 내쳐질 것 같은 두려움이랄까.

모멸감을 양분 삼아 

아이는 자라나 어른이 된다. 





어항


-

다른 물고기와 함께 있게 된다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온전치 못할 것이다.

상대방이 사라지거나,

자신이 사라지거나. 

그것이 투어의 운명이었다.


- 최선의 삶 中

-



최선의 삶이라는 제목에서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최악을 상상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 가까웠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을 듣는듯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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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5. 25. 21:00

Tools of titans


타이탄의 도구들

 - 1만 시간의 법칙을 깬 거인들의 61가지 전략 

팀 페리스 저 | 토네이도 | 2017.04.03



<책 소개>

세계 최정상에 오른 '타이탄'이 밝힌 

기적의 습관, 압도적인 성공의 비밀!


『타이탄의 도구들』은 저자(팀 페리스)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가장 부유하고, 

가장 건강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인물들을 만났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떤 목표에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가장 지혜로운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홀릭의 책 리뷰>



저자 팀 페리스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그들을

거인이라는 뜻의 '타이탄'이라 부르기로 했다. 

이 책은 저자가 만난 

타이탄들의 61가지 생각과 습관을 낱낱이 밝힌다.




-

이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들 중 하나는

타이탄들의 매일의 작은 습관, 태도, 

명상, 주문, 보충학습 계획,

즐겨하는 질문들, 독서법 등등에 

더 각별히 주목하는 것이다.

그것들이 곧 당신을 타이탄으로 만들어줄 

탁월한 도구들이기 때문이다.


- 타이탄의 도구들 

-


차마시기 습관









○ 타이탄의 아침 습관

-

눈뜨자 마자 할 일 


첫째, 잠자리를 정리한다 (3분)

둘째, 명상하라 (10분)

 : 소파에 앉아 정신을 한곳으로 모은다.

셋째, 한 동작을 5~10회 반복하라 (1분)

 : 예) 팔굽혀펴기 등 가벼운 스트레칭

넷째, 차를 마셔라 (2~3분)

 : 간단하게 1,2분만 우려서 차를 마신다. 

다섯째, 아침 일기를 써라 (5~10분)

 : 감사한 것들, 기분좋은 일들에 대해 쓴다.


- 타이탄의 도구들 

-


이 책에서 인터뷰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이 실천하는 

다섯 가지 목록들이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일들이다. 


위안이 되는 사실은,

'거인'들도 매일 모든 걸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몇 가지만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완벽을 위해 애쓸 것 없이 

하루 이틀 정도 따라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가장 간단한 '잠자리 정리'부터!




이부자리










○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 

-

강한 사람들은 미리 연습한다 

- 거실 바닥이나 야외, 침낭에서 잠자기 

- 3~14일 동안 싸구려 흰 티와 청바지 한 벌 입기 

- 즉석 통조림이나 쌀과 콩만 먹기

- 최대한 단식해보기 

- 인터넷 검색은 도서관에서만 사용하기 


- 타이탄의 도구들 

-


TV프로 정글의 법칙이 떠오르는 부분이었다.  

극한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런 상황은 오지 않았음에도

미리 연습해보는 것이다.

이처럼 두려움을 쫓기 위해 

직접 밑바닥으로 가는 방법도 있었다. 





pray


○ 사랑과 친절을 베푸는 10초

-

10초 훈련법 

다음날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중 

무작위로 두 명을 골라 

몰래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라고 제안했다.

어떤 행동이나 말도 필요 없이 그냥 속으로

'이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만 하면 된다.

- 타이탄의 도구들 

-

실제로 버스 안에서 따라해 봤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좋은 감정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아주 간단해서 실천하기 쉬운 습관들을 

갖고 있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군더더기 없는 설명으로,

간단하게 따라해보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 

차별점이었다. 

매일 나만의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성공, 지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실용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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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5. 9. 18:03

이희주 환상통



환상통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이희주 저 | 문학동네 | 2016.08.18




<책 소개>

열렬히 사랑하는 존재들의 이야기!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환상통』.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를 사랑하는 

이십대 여성 M과 만옥,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목소리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팬'보다는 '빠순이'라는 단어로 불리는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어린 여성들, 

'빠순이'인 당사자의 시선을 담은 특별한 소설로, 

아이돌 팬덤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자 

그 사랑의 특수성에 대한 

섬세한 기록을 만나볼 수 있다.










<홀릭의 책 리뷰>



프로듀스x 방영을 시작했다.

1시즌의 아이오아이, 2시즌의 워너원, 

3시즌의 아이즈원까지 연달아 대박을 터트렸다.

볼만큼 본 구성인데도 

프로듀스 x의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아이돌에 열광하는 심리는 뭘까? 





무대



여기 아이돌과 팬의 관계를 그린 소설, 

<환상통>이 있다. 

소위 코어 팬들은 돈과 시간을 모두 아이돌에게 쓴다. 

자나 깨나 스트리밍, 댓글관리에도 힘쓰며 

팬싸인회 당첨을 위해 앨범을 박스째로 사기도 한다.

돈 쓰는데서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적용될 법하다. 

<환상통>은 이러한 아이돌 코어 팬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방송국 앞에서, 

사람들이 경멸에 찬 눈으로 보거나 

욕을 하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은 평생 이 정도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지 못할 거야, 라구요. 

- 환상통 中

 




만옥은 망상력을 바탕으로

아이돌그룹에 깊이 빠진 사람이다. 

사랑에 빠진 것이 운명이라고 믿고,

자신이 반한 아이돌을 

방방곡곡 따라다닌 베테랑 팬이다. 

나이는 2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는 와중이다.

휴학생 'M'은 처음으로 

아이돌 공개 방송을 갔다가 만옥을 만난다. 

같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그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star



그저 누군가를 위해 

하루를 아낌없이 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게.

- 환상통 中 




하지만 감정의 유효기간이 다가오듯 

'M'은 계절의 흐름처럼 

별 이유 없이 팬을 그만두게 된다. 



아이돌 팬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감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가서 재미있게 읽었다. 


B급 문화라고 칭하는 아이돌 문화가 

소설 속 화자를 통해 진지하게 읽히는 효과도 있었다.










편지


예를 들어 '아름답다'는 표현은 이미 수백 년 동안 

'아름다운 것'을 위해 봉사한 언어였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그 점, 

이미 많은 이들이 가장 정확하다고 판단하여 사용한 탓에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이가 상대를 수식하기에는 

너무 닳아버린 언어였다.

 - 환상통 中



<환상통>의 백미는 문장 표현에 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언어는 유려하기만 한가? 

마음은 넘쳐 흐르는데, 그 마음을 표현할 만한

도구의 한계를 콕 짚은 구절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다가 

그 감정이 다하고 

빠져나오는 것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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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5. 1. 20:53

정혜신 당신이 옳다




당신이 옳다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의사) 저 | 해냄출판사 | 2018.10.10




<책 소개>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감 행동지침서!


정혜신은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2천여 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누었고,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 등의 책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해왔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무너지고 상처받고 있음을 확인한 후 

누구라도 심리적 CPR의 행동지침을 

배울 수 있게 안내하고자 펴낸 『당신이 옳다』.











<홀릭의 책 리뷰>


직장 상사의 강력 추천으로 읽은 책!

저자인 정혜신 의사는 집밥처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심리학에 대한 갈망으로

7년만에 쓴 책이라고 한다.




-

적정한 기술이 사람의 삶을 바꾸듯 

적정한 심리학 이야기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나와 내 옆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을 

나는 '적정 심리학'이라 이름 붙였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서문 중에서 



이 책은 프로이트, 융 등 

기존 이론을 인용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저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바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정리하였다. 


세월호 현장에서 유가족들을 상담하며

일반인 자원활동가들이 

큰 도움이 되는 현장을 경험했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다급한 사람을 상담할 때

설령 사람을 죽이고 싶다거나 

(스스로) 죽고 싶다는 말을 해도

'그랬구나, 그정도로 힘들었구나' 하면서 

쭉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벼랑끝에 몰린 사람에게는 옳은 생각인지

돌아볼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구조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곤 한다.

이 질문을 던지면 의외의 상황이 벌어진다.

질문 전후 이야기의 질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한다.

별말 아닌 것 같지만 

존재 자체에 대한 주목이어서 그렇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은 

심리적CPR, 

심리적 심폐소생술과 같다고 한다. 


심경을 물어봐주는 질문은, 

꽤 새로운 접근처럼 느껴졌다.

간단해 보이는 질문으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대목에서 

대기업 ceo 였다가 은퇴한 남자가 사연에 등장한다.

'은퇴 후 무력감에 시달리는 것은 우울증일까?'

저자는 수용해야 할 과정이라고 말한다. 

한평생 일에 많은 시간을 바치다가 

퇴직한 순간 진짜 내 삶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감옥에서 출소한 출소자라는 비유가 와닿았다.

전혀 다른 삶으로 바뀌는데 

감정이 멀쩡할 수가 없다고 한다.

우울감을 잊으려 바쁘게 살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우울과 무기력을 느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한다.








구출


감정들을 떠올리고 얘기할 수 있다면 

그것이 존재 자체에 대한 얘기다.

내 상처의 내용보다 내 상처에 대한 내 태도와 느낌이 

내 존재의 이야기다. 

내 상처가 '나'가 아니라 

내 상처에 대한 나의 느낌과 태도가 더 

'나'라는 말이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직장, 학교, 가족, 취향, 가치관, 상처..

그 자체는 속마음과는 별개다.

직장에 대한 느낌이라든지 

상처를 대하는 태도가 진짜다.



그렇다면, 정확한 공감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흔히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일이 공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쪽에만 맞추는 건 

감정노동에 가까운 일이라 한다.

상대에게 공감하되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공감의 핵심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움



혹시라도 질문을 잘못해서 

상대방의 상처를 더 덧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한 가지 방법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자세히 몰라서 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봐

물어보는 건데..." 하는 단서를 달고 

상대방의 상황, 마음에 대해 어떤 것이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된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공감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질문하기다.

막연히 '힘들겠다'는 말보다,

하나하나 차례로 질문하며 

이해를 넓혀가는 과정이다.

이때 거부감 들지 않게 

다정하게 물어보는 것이 포인트이다.








치유


'너도 있지만 나도 있다'는 

자기에 대한 감각이 살아 있어야 

공감자가 될 수 있다. 

나와 너를 동시에 공감하는 일은 

양립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나와 너 모두에 대한 공감'의 줄임말이 '공감'이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책 속 사례들이 

엄마와 아들 이야기, 

어린이집, 은퇴 후의 생활 등 

생활 속 갈등 이야기라서 피부로 와닿았다.


마음을 물어보는 일은

나를 살리고 다른 사람을 살리는 

'공감 질문법'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는 든든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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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4. 11. 22:36

곽정은 책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저 | 해의시간 | 2019.03.15



<책 소개>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에든 갈 수 있어.”

나를 사랑하며 성장하는 법에 대한

곽정은의 아주 사적인 고백


<코스모폴리탄> 매거진과 

<마녀사냥>, <연애의 참견>을 통해 

숱한 연애 카운슬링을 전해왔던 곽정은.

하지만 작가로서의 곽정은은, 

자신의 전작 <혼자의 발견>과 

<편견도 두려움도 없이>에 이어 이번 책을 통해 

한결 더 또렷하고 농밀해진 언어로 

혼자로 온전히 성장하는 일에 대해 털어놓는다. 





곽정은 에세이


<홀릭의 책 리뷰>


만남, 설렘, 감동 뒤엔

이별, 눈물, 후회, 그리움

홀로인 게 좋아, 난 나다워야 하니까

- 제니, 솔로 


혼자란 연애를 하지 않는 상태의 

'솔로'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누구나 혼자인 순간이 있다. 

연인,배우자,가족이 있어도 

혼자 보내는 하루는 껴 있으니 말이다. 


곽정은의 신작 에세이인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는 

홀로 사는 일의 즐거움, 나이듦,

인간관계, 사랑, 명상 등등

갖가지 주제를 넘나든다. 




-

이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듯 느껴지던 것은

내 인생의 일들을 

지금 일어나는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모든 일이 나의 신념대로 흘러가야 

안전할 것이라는

강박 때문은 아니었을까.

-

이 부분이 마음에 쿵 하고 와닿았다.

저자는 명상을 하며 깨달았다고 말한다.

대수롭지 않은 것들을 

껴안고 살아왔다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을 넘어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 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됐다.





휴식

-

스무 살에는 절대 생길 것 같지 않던 

경제적 자유가 지금 내게 있고, 

...

서른다섯에도 사라지지 않던 

불안과 아집은 이제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버렸으니까.

-


20~30대를 거쳐 

40대로 나이가 들며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이왕이면 좋은 점을 보는

긍정적인 시선을 배우고 싶다. 




-

자신의 불편한 느낌을 무시하지 말길.

교묘한 억압과 통제는 

곧 학대라는 것을 잊지 말길.

내가 나이고 싶은 대로 살 수 없는데,

그런 사람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글은 데이트폭력에 대한 경고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간섭이 지나치면

데이트폭력이 된다고 말한다.

때려야만 폭력이 아니다.

말로 하는 의심, 집착, 구속도 

엄연한 폭력이다.





-

마음을 얻고 싶으면 마음을 주어야 한다.

얕은 테크닉으로 접근하면 

그 얕은 테크닉을 시험해보는 

기회밖에는 얻지 못하는 법.


코스모폴리탄 잡지에

연애 칼럼을 썼던 기자 곽정은.

그 잡지를 즐겨 봤었다.

밀당, 어장 등 연애 용어가 있지만 

기술이란 건 얼마나 허무한지 말해준다. 



사랑

-

상대방에게 귀 기울이고,

마음을 알아주며, 

상대방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상대의 행복을 위해 애쓰지 않는 관계는 

당장 내일이라도 끝날 수 있는 무엇일 뿐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다 알고 설명까지 

할 수 있다 해서 사랑이 쉽겠나.





기자, 작가, 강연자 

그리고 명상 안내자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곽정은의 스토리도 들을 수 있었다.

풍파를 온몸으로 겪은

인생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다.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는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감정에 대해서 깊이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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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3. 31. 17:00

청소일 하는데요 책




저 청소일 하는데요? 

김예지 저 | 21세기북스 | 2019.02.07





<책 소개>

다르기에 더 행복할 수 있었다!

27살.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기에, 

꿈만 쫓고 있을 수 없었고, 

꿈과 생계를 모두 가능하게 할 직업으로 

청소 일을 시작한 저자가 

지난 4년간 저자가 경험하고, 

느꼈던 삶의 여러 순간들을 담은 

만화 모음집 『저 청소일 하는데요?』.






<홀릭의 책 리뷰>

김예지 작가는 

27살부터 현재(31살)까지 

청소 일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닉네임 '코피루왁'으로 

독자들에겐 더 익숙하다고 한다.

정해진 길 말고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한 작가에게 

호기심이 발동해 이 책을 골랐다.






청소일하는데요



청소 일이라고 하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을 떠올린다. 

회사에도 청소 일 하는 아주머니들이 계신데

인사 하면서 안면을 터서 낯설지 않다. 

오후 세 시정도 

아이같은 웃음으로 퇴근하는 모습이 기억난다. 

나부터도 청소하는 20대를 마주친다면 

좀 놀랄 것 같다.

20대 청년이 청소 일한다는 건 

편견을 깨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일

김예지 작가의 월,수,금 일과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그림 관련 회사를 찾는 도중 

엄마의 제안으로 

작가는 엄마와 함께 청소 일을 시작한다.

쏠쏠하게 돈도 벌고 

남는 시간도 그림에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청소 만화



출근하기 싫은 기분,

반복되는 일의 지겨움은 

일 하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낄만한 것이었다. 

청소 일이 직장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꿈이라고 하면 

장래희망, 확실한 직업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직업과 꿈이 다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직업은 꿈의 카테고리 중 

작은 부분일 수 있다고.

아주 인상깊은 부분이었다. 





"예지야,

삶은 어차피 다 달라.

너의 성향에 맞게 사는 것도 

살아가는 방식이야." 

- 저 청소일 하는데요? 中


작가의 직장동료는 엄마다.

엄마와 함께 청소 일을 하고 있다. 

청소일에 대해 작아질 때 

엄마가 해주신 말씀은 감동 그자체였다.





청소


만화 독자 중에서 

30대에 청소 일을 하는 

아무개씨의 사연도 나온다. 

작가가 책을 내지 않았다면 

서로가 그 일을 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책으로 인해서 작가도 독자도

서로 힘이 되는 존재가 되었다.




<저 청소 일 하는데요?>는 

여섯 컷 만화로

청소 일하면서 마주하는 감정,

꿈과 현실 사이의 고민 등을 

진지하게 그렸다. 


작가는 돈 버는 일과 

하고싶은 일을 조합해 

원하는 하루를 만들어 나가는 삶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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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3. 19. 01:55

땀흘리는 소설



땀 흘리는 소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소설)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외 | 창비교육 | 2019.03.01



<책 소개>

N포세대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땀 흘리는 소설』은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지표가 되어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은 책이다. 

책에는 동시대 청년들의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 내고 있는 작가 8명의 소설들을 담았다. 


김혜진, 「어비」 

김세희, 「가만한 나날」
 
김애란, 「기도」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김재영, 「코끼리」 

윤고은, 「P」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홀릭의 책 리뷰>


"땀 흘리는 소설"은 

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선정한 소설들을 모은 책이다. 

교과 과정 이외에, 

문학에서 '일'과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출발하였다.

이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각 소설마다 선정 이유와 

짧은 해설을 제공하여 이해를 돕는다 :)







신기했고 재미있었는데 뭐랄까, 불쾌해졌다. 
별풍선 하나는 100 원. 열 개는 1000원.
열 명이 열 개씩이면 만 원. 
100명이 100개씩이면 100만 원이 되는 거였다. 
그걸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가게도 내고 사업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러려고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일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 김혜진, 어비 



김혜진의 '어비'는 

젊은 세대에게 일의 가치를 질문한다. 

소설 속의 나는 물류창고에서 알바를 하다

어비를 만난다.

사람들과 섞이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강아지를 열심히 돌보는 온정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어비가 갑자기 사라졌다. 

뜻밖에 발견된 어비는 인터넷 BJ를 하고 있었다.
 
혐오스러운 먹방을 하고

어비가 별풍선으로 돈버는 장면을 목격하고 메스꺼워진다.  

공장에서 한달 내내 번 돈을 

단 몇시간에도 버는 어비.

어비의 눈빛은 흐리멍텅해져만 간다.

'어비'는 요즘 2030세대에 맞는 

화두를 던지는 소설이었다.







가로등



"원래, 여기도 죽어 가고 있었는데,
요 몇 년 외환 위기 이후로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래."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언제는 우리 세기가 
'공사 중'이 아니었나 싶다. 

- 김애란, 기도 



김애란의 '기도'는 

청년 실업자의 좌절을 차분하게 들여다 본다.

지방에서 상경해서 살아온 나 그리고 언니.

나는 화장품회사를 다니다 '실직자'가 된 신세다. 

그리고 공시생 언니가 

노량진에서 신림동 고시원으로 이사 간 날.

베개를 놓고 온 언니를 위해 

베개를 사서 언니에게 가는 길이다.

이는 전혀 낯설지 않은, 젊은 세대의 풍경이다. 

9급공무원 준비생과 

청년 취준생이 넘쳐나는 

신림동 골목은 여전히 어둑어둑하다. 






화살표


몸살이라도 걸려 주었으면 
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절대로 아파서는 안 되는 때가 있다.
내 인생이 그런 절묘한 타이밍과
극적으로 불화하며 진행되어 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이디어 회의와 업무 분담이 있는 날 
뻗어 버릴 줄은 몰랐다. 

-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슈퍼우먼은 허상이라는 걸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화자는 일하는 싱글맘이다.

새벽 1시까지 회식을 하고서도

엄마만 기다리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죽을둥 살둥 출근하는 삶이다.

상사와 동료는 회식과 격무에도 멀쩡하게 

에너지를 내뿜는 것에 좌절한다. 

그때 가사도우미를 구하다 알게 된 

'트윈 사이보그' 서비스를 체험한다.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한 로봇이 아이를 봐주는

가상의 서비스이다.  

지금의 사회는 여성에게 

가사노동과 육아와 일, 

세 가지를 모두 다 해내길 바란다. 

이걸 다 해내는 건, 사람도 아니다.







콜센터


저도 밖에 나와서는 
원래 이렇게 말 많이 하지 않아요.
바깥뿐이겠어요, 
집에서도 말 한마디 안 한 지 꽤 됐어요.
회사에서 하루 종일 말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그 뭐죠? 남아나는 적혈구가 없거든요.
집은 그냥 잠자고 먹는 데죠.

-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어디까지를 묻다'는 

8편의 소설 중 가장 충격적이고 

거세게 와닿던 작품이었다. 

감정노동자의 입을 빌려 듣는 

충격적인 노동현실을 마주한다.

주인공은 택시기사에게 

끝도 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아나운서 학원까지 갔다가 

포기하게된 사연까지도.

결론적으로 카드사 콜센터의 직원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전방의 총알받이가 되었던 

고객센터의 담당자들의 심정이 이랬을까?

나는 익명의 공격자가 

아니라는 보장이 있나, 

돌아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목소리는 지워진 이들이 있다.

아르바이트, 공시생, 워킹맘,

감정노동, 이주노동자 등의 목소리를 모았다.

모두 동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쉽게 잊혀져버리는 현장이다.

"땀 흘리는 소설"을 읽으면

다급하게 울리는 사이렌이 들릴 것이다. 

일하는 누군가이기 이전에, 

'사람'이 하는 일이다. 

역지사지를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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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3. 11. 22:40

공채형 인간



공채형 인간 

사과집 저 | 라이스메이커 | 2019.01.28



<책 소개>

지금 이곳이 정말 내가 있어야 할 곳일까?

공채 덕에 입사했지만

공채 때문에 퇴사한 한 사람의 기록, 

『공채형 인간』. 

안정적인 회사 안에서의 삶에서 벗어나 

성장하는 삶을 찾아 떠난 저자는 

4장에 걸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조직에 이질감을 느끼지만 

적응해보려 고군분투한 5년간의 기록이다. 







<홀릭의 책 리뷰>



어쩌다 한 번씩 혼자만의 점심시간을 가질때,

다음 브런치 앱으로 짧은 글을 읽는다.

통통 튀는 브런치 작가들의 글들이 좋다. 

여행, 직장, 창업, 만화, 과학 등등 주제도 다양하다.

이 책의 저자는 

브런치를 통해 글을 쓰고 책을 냈다.





저자명 사과집은 

(사과폰이 떠오르면서 

애플과 관련이 있나 혼자 생각해봤다)

그 뜻은 

사소한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기의 

준말이라 한다.ㅎㅎ


<공채형인간>은 

제목이 확 눈길을 끈다.

저자는 기업 공채로 입사해 3년차에 퇴사를 한다.

공채 경험과 퇴사하기까지 

퇴사일기에 가까운 짧은 글 모음집이다.








갈림길



-

나는 내가 공채여서 간신히 합격했다는 생각이 든다. 

겉보기에 나쁘지 않은 학력과 경력에 

근사한 말로 잘 지어낸 자소서를 쓰고, 

꾸며낸 사교성으로 어렵지 않게 면접을 통과하지만 

실상 제대로 된 전문성은 없는, 

여지없이 딱 공채형 인간.


- 공채형 인간 중에서 

-



한 우물만 파는 전문성보다는 

공채형 인간은 제너럴리스트에 가깝다.

저자는 대기업에서 HR 업무를 맡으며 

자신을 돌아본다.

이 직무로 쭉 갔을 때 미래의 모습보다,

회사 바깥의 내 모습이 더 궁금해질 때. 

마음의 추는 서서히 

'퇴사' 쪽으로 무거워진다.





-

퇴사 후 계획을 구구절절 말할 필요도 없고,

결심을 단호하고 진중하게 말하는 게 

중요해 보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면담을 하는 한 시간 반 동안 펑펑 울었다. 


- 공채형 인간 중에서 

-


이런저런 고민을 끝내고 

퇴사를 직속 팀장에게 말한 날의 글이다. 

저자는'퇴사를 결심한 경위 말하기'를 

일목요연하게 연습했는데도..

펑펑 울고 별 얘길 다 했다고 한다. 

직속 팀장은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에

말하면서 맥이 탁 풀리고 

감정이 터질 수 있을 것 같다. 

퇴사하지 않아도 알것같은 이 기분.ㅜㅜ  










-

바람과 습도와 온도는 

나에게 작년 이맘때쯤의 기억을 가만히 밀려보낸다.

그때의 목표를 아직도 갖고 있다는 만성화된 게으름,

나이를 한살 더 먹었다는 조급함,

여전히 불투명한 나의 앞날,

이 모든 것을 함께.


- 공채형 인간 중에서 

-


사계절






<공채형 인간>은 

제목을 잘 뽑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목이 주는 워딩에 비해서는 

다른 퇴사책과 차별화되진 않아 아쉬웠다.

공채형 인간이 공채를 박차고 나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책을 덮으며 궁금증이 더 커졌다. 

공채로 입사한 2~3년차 사원들, 

가슴 속에 사표를 품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책!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luvho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