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8. 12. 9. 20:05

단편소설 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2018년) 제21회 창비신인소설상 당선작 













<홀릭의 단편 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은 

A4 13페이지 분량의 단편소설이다.


어처구니 없는 갑질과 

'을'들의 연대가 드러나는 소설이다.


앱 개발


주인공은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10명 남짓한 인원의 

스타트업 회사에 다닌다. 

앱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소설 속 유비카드는 

공연유치에 혈안을 올리는

모 신용카드사와 너무 닮았다. 

SNS를 누구보다 빠르게 

활용하는 대표도, 리얼하다.

그 대표는 월급을 신용카드 포인트로 주시는 

갑질까지 하사하신다. 

이 사실이 사내에서는 그리 길게 

놀랄일이 아니었다는 것까지도, 현실적이었다.


 내가 직접 들은 이야기도 많다. 

 회사에서 밥을 지어서 

 대표에게 매일 바칠 뻔한 현대판 식모 이야기,

 맘에 안든다며 문서를 내동댕이치고 

 욕설을 들은 샌드백 이야기, 등등. 

실제 벌어진 일들이다.


한편으로는 

'덕질하는 직장인'으로서 

내 얘기 같은 지점이 있어 기뻤다.






레고


콘서트 덕질,레고 덕질 등 

현 직장인이 좋아하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회사에서 콘서트 표 예매하려고 

퇴근을 늦게 하는 일이 있었다.

콘서트 티켓팅 표는

저녁 6시 혹은 8시 즈음 

풀리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이처럼 현실을 잘 읽는 소설에서 

빠질수 없는 부분은 "연대"라고 생각한다. 

 '거북이알'과 나, 

 나와 케빈과의 연결고리는 덕질이다.

 이들은 모두 회사에 소속된 

 을이라는 점이 공통적이다. 


 현실속 직장인의 포인트들을 찾아, 

 유쾌하게 터트려주는 그런 소설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소설은

 마음 터놓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나만 혼자서 견디는 게 아니구나"

  하는 위안이 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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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6. 4. 23:29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18)

임성순(소설가), 박상영(소설가) 저 | 문학동네 | 2018.04.04.




[책 소개]

해마다 꼭 구입하여 읽는

 "젊은작가상" 시리즈이다. 

젊은 아이디어로 

생생한 사회 현안을 다루는 단편소설들이다.

책 구성은 

7개의 단편과 각 평론(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젊은 작가들을 알리기 위한 책의 취지로, 

1년 동안은 특별보급가 5,500원으로 

판매하는 책이다. 








[홀릭의 책 리뷰] 


표제작 <세실, 주희 / 박민정> ☆

뉴올리언스의 축제인 마르디 그라를 소재로,

시작부터 파격적인 소설이었다.

여성 혐오와 문화의 무분별한 수용이 

불러오는 결과를 보여준다.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지점이 

아쉽고, 현실적이었다.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 

임성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

미술계에서 이루어지는 뒷거래의 묘사가

적나라해서 흥미진진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려는 모습이 섬찟했다.


<그들의 이해관계 / 임현

다분히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질문을 한다.  

먼저 손을 내밀면 되는데, 

그러지못해 후회를 하듯이 

읊조리는 소설이었다.  


<더 인간적인 말 / 정영수>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라고

예고한다면? "

존엄사와 윤리 문제-

"죽음의 자기 결정권"을 

가까운 친인척의 일로 다뤘다. 

찬반측의 논쟁이 치열했다.

그속에서 인간적인 것을 찾는다면, 

논쟁보다는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한 나날 / 김세희>

기업의 홍보 블로그를 운영하는 업무를 맡은 

신입사원의 이야기.  

가공의 인물을 설정해 

가짜 이야기를 생산해 홍보하는 시스템이었다.

"옳은 일인가?" 생각하기보단 

실적이 우선되는 사회를 담아 

공감하면서 읽었다.


<한밤의 손님들 / 최정나>

속물 가족의 블랙코미디 소설이었다.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괴기스러움이 느껴졌고, 

조금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 박상영> ☆

성소수자와

이라크 파병 소재를 함께 다룬 소설. 

절절하게 슬프고, 지독하게 유쾌하다. 

읽으면서 감정의 널뛰기를 경험했다.  

소수자의 사랑이라고 다르지 않다는걸 느꼈다. 




[책갈피]

1. 

주희는 세실의 작문을 보며,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신경쓰지 않고

문장을 대충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모국어 사용자로서 자신이 가진 

권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뉴올리언스에서 J도 그랬다.

- 세실, 주희 / 박민정 



2. 

왜, 그런 날이 있지 않습니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자꾸 그렇게 되어버리는 거.

기가 막히게 신호에 

한 번도 걸리지 않는다거나,

듣고 싶은 노래가 

때마침 라디오에서 나온다거나,

기다린 것도 아닌데 

시계가 정확히 4시 44분을 

가리키기도 하고 뭐 그런거.

그럴때 나는 기분이 이상합니다.

지금 뭔가 잘못되었구나 싶거든요.

뭔지 모르게 벗어난 느낌이 듭니다.

- 그들의 이해관계 / 임현 


3. 

난 그때 그 순간으로 말미암아

한 시절이, 인생의 아주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끝나버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원한다면 뭐든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

세상의 꽤 많은 것들이 

이미 다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시절,

다섯 개의 색만으로 무슨 그림이든 

그릴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 박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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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5. 6. 23:02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밀> 
상승미소(이명로) 저 | 스마트북스 | 2018.04.30

<책 소개>

"나는 일만 명에게 공감 대화법을 배웠다"

학자금 대출로 고민하는 20대부터 

수백억 자산가까지,

껄끄러운 상사와의 관계로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부터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는 40대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돈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을 나눠왔다.



 이 책의 키워드는 "공감"이다. 

인기 있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리액션을 잘한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처럼,   

상대방의 기분을 내 이야기처럼 알아준다. 

저자가 만난 '소통 잘하는 사람들'과 

저자의 경험을 담은  

짤막한 사례와 대화들이 나와 있는 책이다. 

때로는 깊이 공감하고 

나의 태도를 돌아보고 반성하기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최근에 일적으로 만난 사람중에

쉴새없이 자기 이야기를 한 사람이 있었다.

'처음 만났는데,, 왜 나에게 이런 이야기까지 할까?'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지만,

질문도 하면서 눈을 맞추고, 열심히 들어줬다.
 

알고 보니까, 그날 당일 

오랫동안 사귄 연인과 헤어져서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했다.

"들어줘서 고마웠다"는 말을 

메시지로 받았을때.. 마음이 찡했다. 

'쉴새없는 이야기에 불쾌한 제스처를 취했다면?'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겠지' 하고 

들어주려는 노력이 

한 사람을 기쁘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사회생활이 처음인 신입사원, 

세대 차이나는 부하직원이 이해 안되는 상사/ceo도,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도 

두루두루 도움이 될 책이다:) 










<책갈피>

1. 

"창구에 오셨을 때 첫마디로 

   "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하셨잖아요. 

   여기에서 일한지 5년이 되었지만 

   그렇게 물어봐주신 분은 처음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어찌 보면 

단순한 면도 있습니다.

   모두가 인정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합니다.

   인정받고 관심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인정하고 관심을 주는 것입니다. 



2.

 "얼마 전 운전 중에 겪은 일이에요. 

    강변북로에서 영동대교를 타는데, 

    그날따라 한 시간 넘게 밀리고 계속 

    차들이 끼어들기를 해서 짜증이 나더라고요.

    내 차례가 되어 진입을 하려는데 

    또 끼어드는 차가 있지 않겠어요. 

    저는 괘씸한 마음에 끼워주지 않으려 했죠.

    그런데 그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뛰어오더니 

    '죄송합니다. 아내 양수가 터져

     빨리 병원에 가봐야 해서요'

라고 하지 않겠어요.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요.

    그다음부터는 그런 운전자들을 만나면 

    '뭔가 급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편하게 생각합니다.

    그게 제 정신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이 포스팅은 서평단 이벤트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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