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8. 7. 22. 23:00



실수하는 인간 

저자: 정소현 | 문학과지성사 | 2012.09.28



<책소개>

그것은 정말로 실수였는가?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양장 제본서 전기》가 당선되며 등단한 

정소현의 첫 소설집 『실수하는 인간』.
 
등단작을 포함하여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젊은 작가다운 신선한 면모가 돋보이면서도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준다. 

작가는 가족, 나아가 '엄마'라는 

미묘하고도 불운한 근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를 억압, 유기하는 비정상적인 부모로 인해 

내상을 입고 자란 아이는

 '실수하는 인간'이 된다. 





<홀릭의 책 리뷰>


이 책은 영화로 치자면 

역사물, 범죄물, 스릴러물, sf물 등 각양각색의 

단편모음집이다. 상상력이 기발하다!

8편의 이야기가 전부 다르게 숨쉬고 있다. 

그래서 매 이야기를 점프할 때마다 

새로움을 느꼈다. 

  

제목 '실수하는 인간'은 반대의 의미이다.

과거의 큰 잘못을 

실수라고 합리화하는 것이다.

 학대받은 유년시절, 

불행한 가정, 돈에 대한 집착 등 과거에 갖혀 

현재, 미래엔 걷잡을수 없는 

비극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양장 제본서 전기> 

이혼 후 알콜중독에 걸려 

자식도 못알아보는 엄마, 떠나버린 아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은 

출생연도의 신문을 뒤지러 도서관을 찾다가 

한 서비스를 알게 된다. 

몸은 사라지지만 

정신(기억)은 제본되는 획기적인 서비스이다.

합법적인 안락사 시스템인데 

원하는 기억만을 저장할 수있는

상상에서 가능한 이야기이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미동없는 책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실수하는 인간> 

주인공은 좁은 여인숙 허름한 방에 살며 

실수로 계속해서 식물을 죽인다. 

그 전에는 아버지를 (사고로) 죽이게 되고.. 

그 사건이 기사에 올라올까봐 검색을 하는데

또다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자신이 지목된 것을 발견한다. 

어린시절의 학대가 불러오는 큰 파장은 

살인이었다. 

실수라고 믿는 것이,  

더 큰 비극을 불러오는 것이 공포였다. 

한 여름밤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소설이었다.


<너를 닮은 사람> 

"도움을 받았던 옛 인연, 

너무 힘들어 끊어버렸던 인연이 

다시 악연이 되어 나타난다면 어떨까?"

에서 시작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딸을 폭행한 선생님이 되어 

나타난 그 여자를 마주한다. 

반전의 결말까지 보고 나니  

누가 피해자인지, 

누가 가해자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지나간 미래>

6.25전쟁 당시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소설.

주인공은 전쟁통에 남편을 잃어버린다.  

자신이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어 

남편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소설엔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여 있다.

그런 점에서 제목이 탁월하다고 느꼈다. 

전쟁은 끝나도 

   비극의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책갈피>


1.

그는 2년이 넘도록 같은 문장을 

반복해 써 내려갔다.

'아버지를 죽였다. 실수였다. 

아니다 실수가 아니었다. 아니다 실수였다.' 

문장을 쓰다 보면 자신이 저지른 일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문장으로만 존재하는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 실수하는 인간 中



2.

나는 안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네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죄책감이라는 것을.

혹여 네가 정말 너라 할지라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 너를 닮은 사람 中


3.

그렇게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던 앞날이 

잘 때마다 눈앞에 나타났다.

이 고통이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끝나는지 미리 안다면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러울 것 같았지만

그렇게 가까운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보는 것은 아주 먼 미래인 것 같았다. 

- 지나간 미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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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7. 15. 22:35

각설하고,


각설하고, (김민정 산문)

김민정 저 | 한겨레출판사 | 2013.12.27


<책 소개>


솔직한 언어와 역동적인 감각으로 

주목받아온 시인 김민정의 첫 산문집

 《각설하고,》가 출간되었다. 

등단 후 근 14년간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글 가운데서 묶어낸 이 책은 

책을 쓰는 삶(시인)과 

책을 만드는 삶(편집자)을 

동시에 살아가는 그녀가 

일상 속에서 스쳐가는

‘순간순간들의 등짝에다 

찍찍 포스트잇을 붙여야 했’던 것들의 

기록이다. 

그 기록은 시, 사람, 

그리고 사랑에 관한 것들이다.



<홀릭의 책 리뷰>


'각설하다'는 '말이나 글 따위에서, 

이제까지 다루던 내용을 그만두고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다.'라는 뜻이다. 


제목이 눈길을 끌어서 

도서관에서 집어든 책이었다. 

'각설하고,' 뒤에 오는 내용은 

솔직한 심정일 것 같아서였다. 


그림없이 글만 빽빽한 책인 점이 독특했다. 

가끔은 활자만 가득찬 책들을 

읽고싶어질 때가 있는데, 

마침 그 타이밍에 보게된 책이었다. 


이 책은 김민정 시인의 짧은글, 

언론 기고글을 모아 만든 책이다.   

특히 640자에 맞춰 기고했던 글들이, 

분량은 짧으면서 긴 여운이 느껴졌다.

글속에 흥과 풍류가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바른 소리를 숨기지 않는 

시인의 면모를 낱낱이 보여주었다. 

산문을 통해서 시와 시인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책이었다. 




<책갈피>


1.

이게 사는 걸까.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야 

지극히 온당한 삶이라 할까.

그 소싯적 화두에 

여러 달째 불면의 밤을 보내는데 

한 어르신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내려놓기! 가끔 내버려두기' 




2.

시인들 말이야,

죽기 전에 자선 시 한 열 편 정도 

낭송한 거 녹음해뒀다가 

장례식장에 틀어놓으면 어떨까?


- 좋긴 한데... ...너무 슬프지 않을까.

무지 눈물 나지 않을까.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에 

자기 시 듣고 가면 덜 외롭지 않겠어? 



3.

그 많던 화분을 다 죽여버린 나와 달리 

부모님 집 베란다는 

평생이 사시사철 푸르다.

채 열을 넘지 않지만 저마다 이름이 있고

어느 하나 어느 하루 

손 안타는 녀석이 없다.

나는 그렇게 컸을 것이다. 



4.

잘 속고 잘 속죄하나 

잘 속이지 못하고 잘 솎아내지 못하는 나.

어떤식으로든 변명으로밖에 들릴 리 없는

이 빤한 글을 쓰고 있는 건 

그럼에도 한 시인의 말마따나 

나는 미래로 가는 차,

어쨌든 나아감을 믿는 바퀴로 

구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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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7. 8. 22:50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박지리 저 | 사계절 | 2017.12.15



<책 소개>

이 책은《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저자 

박지리의 신작으로, 작가 사후에 출간되는 첫 책이다. 

제목부터 독특한 이 작품은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 

제도권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대입 시험과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또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기발하면서도 기이하다.



<홀릭의 책 리뷰>


48번의 면접에 탈락하고 또 다시 면접을 

준비하는 취준생이 주인공이다. 

과자 만드는 회사의 2차 면접에 합격하고, 

3차면접은 합숙면접이라는 관문이었다.  

이는 4주간의 연수원 생활이다. 

면접은 말과 행동 하나하나 

타인의 시선으로 평가당하는 행위이다.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해 돌아가는 시스템. 

거대한 공장에서 

하나의 부품이 되는 연수원 생활에서

부조리하고 부당한 면이 표출된다.

항의하지 못하는 면접자들의 스트레스는 

광기와 집착을 불러온다.  


책 서문에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라는 성경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은 m의 연수원 생활을 암시한다. 

 
이 소설은 연극의 형식을 빌린 점이 

독특했다. 

독백이 있고, 연극의 지문도 있다.

주인공 m조차도 하나의 배역처럼 느껴졌다. 

어느 회사라도 들어가고 싶은 취준생1을 

연기하는 배우같았다.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연상된다. 

잔인한 장면은 전혀 없으나

스릴러 소설을 읽은 것처럼 

등골이 서늘해졌다. 




<책갈피>


1.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입사 지원서를 

낼 수 있는 세상은 M이 태어나지도 않았던 

몇십 년 전에 이미 끝나 버렸다.

지금은 아무리 과자를 싫어하는 사람도,

과자 회사가 사원 모집 공고를 낸 이상

거기에 지원하는 것이 

의무가 된 세상이다. 



2. 

수많은 빌딩이 기둥처럼 

이 도시를 떠받들고 있다.

실제로는 비교 불능일 정도로 작지만

원근법으로 인해 가장 크게 도드라진

이 머리숱 적은 세 명의 면접관은

이 많은 빌딩과 그 안에 뚫어 놓은 

하나하나의 유리창을 책임지고 있는 

절대자들처럼 보인다. 



3. 

아무리 애써도 

자기가 존재하는 곳의 시스템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 

앞으로는 어떡해야 할까. 


4. 

가장 수치스러운 건 말이죠......

(어느새 뺨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죄를 눈감아 주는 거예요......

아무 벌도 내리지 않는 거예요......

하느님이라도 된다는 듯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거......

나를 이해하는 거.......

그것만큼 견디기 어려운 게 없어요.




* 하트(♥)와 댓글을 먹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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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6. 28. 23:30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저 | 그책 | 2017.09.17



<책 소개>


《보통의 존재》 출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작가 이석원의 두 번째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

 현실적인 소재로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그답게,  

'이석원'의 언어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고즈넉한 찻집에서 이석원은 한 여자를 만나고 

그들은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화와 공감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는 시작된다. 

작가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그들만의 법칙을 정해 만남을 이어가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한다. 

그 속에서 독자들은 작가가 전하려는 

삶의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홀릭의 책 리뷰>


'언니네이발관'의 보컬이었던 이석원이 

작가로 3번째 낸 책이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다.


초반에는 자의식이 높은 어투가 거슬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에 훅 빨려 들어갔다.


이 책은 작가 1인칭 시점의

상대에게 끌려가는 연애 이야기이다. 


책 속에서 이석원이 만난 여자는, 

언니네이발관 노래가 라디오에 나오자 

너무 싫다며 꺼버리는 장면이 있었다. 

(이석원이 '언니네이발관' 

보컬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ㅎㅎ)

이석원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순간에도 

자신이라고 밝히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넘어가는 센스가 있었다. 

웃기면서 짠한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술술 풀어놓는다.

읽다보면 웃음이 나오고, 

순도 높은 솔직함에 당황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작가 본인의 경험담일까, 소설일까? 

궁금해졌다.

마지막에는 소설의 결말을 알게 된 것처럼  

긴 여운이 남았다. 
 








<책갈피>


1.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을 

홀로 기억할 때 

그 순간은 나만의 것이 된다. 



2.

장차 여행은 몇 나라나 더 가볼 수 있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며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지가 

점점 계산가능한 수치로 뚜렷해지는 것이다.

남은 생이 보인다고나 할까.

허나 아무리 어른의 삶이 그런 것이라고는 해도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채로 몇십 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노력하기로 했다.

너무 빨리 결정지어진 채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3.

그러나 여전히 책이라곤 

한 글자도 읽을 수 없으며

아무런 하고 싶은 말도, 

그래서 쓰고 싶은 글도 없는 상태에서

단지 누군가가 곁에 있어준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책 한 권을 뚝딱 쓸 수 있다고 믿었으니

참 얼마나 나다운 섣부름이자 단순함이었나.




4. 


사랑과 이해는 어째서 한 몸이 아니던가.

헤어지고 나서야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일은 

왜 그렇게 많았던가.



가끔은 사랑보다 이해가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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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6. 21. 22:30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저 | 문학동네 | 2015.09.23



<홀릭의 책 리뷰>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크게 마음을 뒤흔든 책이었다.


솔직히 판사의 글이라는 선입견에

어렵진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프롤로그부터 

공감대에 눈물이 찔끔 났다.

이러면 반칙 아닌가. 

이성의 최전선에 있는데,

감성마저 충만하다니..^^
 



이 책은 개인주의자인 

문유석 판사가 들려주는 세상만사 이야기다. 

사회적인 사건, 입시, 제도, 법 등

주제도 방대하나,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이기주의가 아닌 

"개인주의"를 강조한다.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타인과 연대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이 보였다. 











<책갈피>
<책갈피>


1. 

장금아, 사람들이 너를 오해하는 게 있다.

네 능력은 뛰어난 것에 있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가는 데 있어.

모두가 그만두는 때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시작하는 것.

너는 얼음 속에 던져져 있어도 

꽃을 피우는 꽃씨야.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 


- 드라마 <대장금> 대사 中



2. 

솔직히 내가 쓰는 글의 출발점에는 

'나같이 이기적이고 무심한 사람조차 

자꾸 접하다보니 결국은 깨닫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더라.

하물며 나보다 훨씬 따뜻한 가슴을 가진 

많은 분들이 이런 일들을 보고 듣는다면 

어떻겠나.

내가 겪은 것들을 알려드리기라도 하고 싶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3.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불행하고 비참한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도 있음을 잊지 않는 일일 것이다.

비록 내 친구들, 주변 사람들 중에는 없더라도,

분명히 어떤 젊은이들은 백화점 주차장 바닥에

무릎을 꿇고 모욕을 당하고 있고,

종일 알바 후 1.5평 고시원에 누워 

희망 없는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의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가름될 것만 같다." 황현산 선생의 글이다.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리 두터운 현재를 갖고 있지는 못하기에 

서로 일깨워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4. 

만국의 개인주의자들이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 

그대들이 잃을 것은 

무난한 사람이라는 평판이지만, 

얻을 것은 자유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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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6. 11. 23:30

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저 | 위즈덤하우스 | 2018.04.30


<책 소개>

삶의 모든 순간들에 책이 있었다!

(전) MBC 아나운서, 

(현) 동네책방 <당인리 책발전소>의 주인 김소영이 

아나운서 퇴직 후 플랜B도 없이 떠난 여행, 

그리고 직접 동네 책방을 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진작 할 걸 그랬어』. 

계획 없이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곳으로 

스스로 나선 저자는 

일본 도쿄로 책방 여행을 떠났다. 

그 후 서울 합정동에 동네 책방을 열어 

책방 주인이 되면서 겪은 변화, 

새내기 책방지기로서의 

앞으로의 포부와 바람까지 들려준다.



<홀릭의 책 리뷰>


1. 도쿄 서점 기행 - 여행자 김소영  

플랜b(퇴사후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채 

MBC 퇴사를 결심하고 무작정 떠난 도쿄. 

그때도 책이었다. 

방송 출연 정지를 당해 

일없이 회사에 출근할때도 책을 읽었고, 

퇴사 이후 첫 여행도 책방 여행이었으니 

그녀 인생에 책은 뗄 수 없는 존재다.

책 그리고 책을 파는 서점.

이 책의 대부분의 이야기는 '서점'으로 향한다.

문화를 선도하는 <츠타야 서점>부터 

단 한권의 책만 판매하는 서점, 

식사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 등 

도쿄의 이색적인 서점들을 

즐겁게 탐방한 기록이다.    




2. 현실적인 책방지기 김소영    

(책방 운영은) 

"환상이 없어야 지속 가능한 일이에요" 

- 김소영의 인터뷰


그러면서, 내년에 책방이 망할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인터뷰를 보고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당인리 책발전소>처럼 

유명인이 경영하는 

서점의 사례는 본적이 없었다. 

새로운 시도였다. 

김소영이 운영하는 

<당인리 책발전소> 추천도서가  

유명서점 베스트셀러 차트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일어났다. 

내년 이 책방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현재 독서 영역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3. 책을 사랑하는 사람, 김소영

생각의 결을 읽을 수 있어 에세이를 좋아한다.

책을 덮으며 

저자 '김소영'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책을 보니 나와 닮은 점이 꽤 있다(고 우기고 싶다ㅎㅎ) 

빵을 좋아하고, 책을 사랑하는 공통점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호감이다.^^ 





<책갈피>


1. 

계획은 오직 하나. 서점을 찾아다니는 것.

열 달 동안 물리도록 읽은 책을 

또 챙기고 있다니 

내가 왜 이럴까 싶기도 했지만.

낯설지 않은, 그러나 일상은 아닌

타국에서 마주할 미래에 대한 막막함으로부터 

독서는 언제나 그랬듯 나를 지탱해줄 터였다. 


2.

서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은 

마냥 멋짐도 마냥 편안함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듯하다. 


3.

살다 보면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 

그런 시기가 오게 마련이다.

무슨 수를 써도, 

아무런 진심도 통하지 않는 시기.

자책과 자학의 시기를 거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그래서 더 책으로 파고들었다. 


4. 

책장에 꽂힌 책들은 독자에게 말을 건다.

우연히 펼친 한 권의 책과 한 줄의 문장에서 

누군가는 꿈을 찾고, 

오래 앓던 고민을 털어내며,

혹은 그날 하루를 살아낼 

힘찬 기운을 얻을 수도 있다. 




* 하트(♥)와 댓글을 먹고 살아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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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5. 26. 23:45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송은정 지음 | 효형출판 | 2018.01.20




<책 소개>

여행책방 '일단멈춤'의 시작과 끝을 통해 

1인 자영업자인 책방 주인의 일상을 

진솔하게 담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작은 공간을 열고,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매출에 좌절하고,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조직을 벗어나 자립하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 

직면하게 될 기쁨과 슬픔을 온전히 보여준다. 

우울하지만은 않은, 

묘하게 감동적인 책방 소멸기.




<홀릭의 책 리뷰>

여행책방 <일단멈춤>을 닫은날로부터 시작하여,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간다. 


어쩌면,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오는 사진들이

삽화처럼 실려 있어 좋았다.

<일단멈춤>에 놀러간 것처럼..^^


책방 운영을 덜컥 시작하고 

직접 느낀 어려움들을 

저자는 조곤조곤 이야기해준다.

책은 마진율이 높지않기 때문에 

주변 지인들은 커피 판매를 권유하는데..

북카페로의 변경, 베스트셀러 도서 매입 등 

이런저런 방안이 있다.

하지만 수익을 위해 확장하면, 

본래의 목표(책 그 자체!)에서 

점차 멀어질까 하는 고민이

 매우 공감되었다.  

소규모 자영업자가 느끼는 장단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이었다.   

온전히 혼자서 

업의 시작과 끝을 해본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소중했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두줄평 


일단 "책방 해 본" 사람의 

진솔하고, 쌉싸름한 경험담




<책갈피>


1.

올해 남은 며칠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만 

생각하기로 해요.


2.

가끔은 아무도 없는 텅 빈 책방으로 

출근하는 내 모습이 

인적 드문 마을의 정류장에 하차한 

유일한 승객처럼 느껴지곤 했다.


3. 

도전과 다름없던 책방 운영이 

어느덧 생활의 일부가 되자 

나는 또다시 저곳을 그리워했다.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상상 속의 그곳을. 


4. 

일단멈춤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더 많은 책이 읽고 싶어졌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좋아하는 마음을 낳았다. 












 


Posted by luvholic
내맘대로 읽기2018. 5. 20. 23:20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이나가키 에미코 저 | 엘리 | 2018.02.07 


<책 소개>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 

동일본대지진 당시 있었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지켜보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물건들에 대해 

의문이 생긴 저자는 

개인적 차원의 탈원전 생활을 시작했다. 

전기를 쓰는 생활을 졸업하다시피 했다. 

가스도 끊고, 

수돗물도 아주 조금만 쓰는 등 

어쩌면 회사를 그만두는 것보다 

더 적극적이고 격렬했던 

그 모든 그만두기의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홀릭의 책 리뷰>

<퇴사하겠습니다> 로 알게된 작가의 책이다.

'퇴사'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개성넘치게 표현한 저자였다(!!)

저자의 이번 도전은 '절전'이다.   

이책은 줄이고 비워가며 

느끼는 것들을 공유한다.   

당연히 있는 것이라고 느꼈던 

밝은 불빛, 총천연색 tv,

따뜻한 잠자리를 만들어주는 전기매트, 

장시간 냉동이 가능한 냉장고 등..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것들에 길들여지면   

필수품처럼, 없으면 불안한 물건이 된다.

 

1박2일 짐을 꾸릴때도 

커다란 배낭을 선택하는 나.  

막상 여행을 가면 안쓰는 물건이 태반이다.   

하루아침에 모든 물건을 다 줄일순 없겠지만.. 


전기 코드를 뽑아두고

낮에 불을 끄고 생활하는 것은    

하나씩 해볼 수 있는 일들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위해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다. 



이책의 압권은 겨울나기였다! 

난방은 물론 전기매트까지 

모두 사용하지 않는다.  


고심끝에 추위에 대비하는 방안을 

생각해내고, 실행한다. 

"탕파"를 입고 화로를 사용한다.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문명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불편함을 기꺼이 택한다.

심지어 작가 자신은 불편해하지 않는다. 

전기를 마음껏 쓰던 이전보다, 

자유롭게 산다.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두줄평>


: 저자는 인생에서도 '절전모드'를 가동하고,

아낀 에너지를 내면으로 쓰는 삶을 보여준다.




<책갈피>


1.

그렇다. 

무언가를 없애면 

  그곳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원래 거기 있었지만,

  무언가가 있음으로 해서 보이지 않았던,

  혹은 보지 않으려 했던 세계가.



2. 

  냉장고를 졸업하고 

   장보기의 즐거움을 빼앗기면서 

문득 깨달았다.

   어쩌면 이게 바로 

   '지금, 여기에 산다'는게 아닐까.

   나는 지금, 미래(앞으로 쓰게 될 식재료)도

   과거(사서 냉장고에 넣어둔 식재료)도 

   없는 날을 살고 있다. 



3. 

절전이든 인생이든 끝이 없는 벽과의 싸움이다.

   벽은 너무나 높으니,

그 높이에만 집중하다보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사소한 것이라도 

   몇 번이든 도전하겠다고 결심하면,

   아주 미약하게나마 가슴이 두근거린다.



4. 

   코드를 뽑아보면  

   집 안과 밖이라는 사고방식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소유가 아니라 공유라는 

   사고방식을 중심축에 놓고 생각하면

   가전제품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온갖 물건들과 

   나와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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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5. 13. 23:20



<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예담 | 2017.02.27



<책 소개>

- 이승우의 신작 장편소설

- 문학적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사랑에 관한 탐사 보고서


이승우는 "평범한 사람들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경험을 할 때 

그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묘하고 

당황스러운 현상을 탐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인간에게 가장 내밀하고도 원초적인, 

그러나 낯설고도 모순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에 집중했다. 

작가 특유의 문학적 현미경과 

철학적 통찰력을 통해 

집요하게 관찰되는 사랑 이야기이다. 







<홀릭의 '사랑의 생애' 리뷰>


소설의 진행방식을 보면,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연상된다.

사랑을 시작하고 그 감정을 키우며

폭발과 저물어가는 것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심리 묘사 부분의 비중이 높은 소설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에 흡입력이 붙는다.

마지막 장을 넘길때까지 심장이 요동쳤다.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상투적이지 않게 풀어가는 내공이 느껴졌다.  
 
성서와 고전 이야기로 

주장의 근거를 충실히 하고 있어

설득력을 높인 소설이다. 


<두줄평>

사랑은 대체 뭔가? 이미 수식어는 차고 넘친다. 

사랑에 관해 정의하려는 것을 멈추고, 경험해야 한다.










<책갈피>

1. 

몸 안에 사랑이 살기 시작한 이상 

   아무 변화도 생기지 않는 경우는 없다.

   그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 

   다른 사람과 다를 뿐 아니라 

   사랑하기 전의 자기와도 같지 않다. 
 
   같을 수 없다.

   사랑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 

사랑하는 자는 알아가야 하는 

  숙제를 떠안는 자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할 때

   그 누군가는 앞으로 알아갈, 모르는 사람이다.

   잘 알던(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사랑이 숙주 안에 깃들어 

   생애를 시작하려고 할 때 일어나는 

   신비로운 일이다. 



3. 

질투는 한 일을 향하지 않고,

   한 것으로 상상된 일을 향한다.

   한 일을 향한다면 하지 않은 사실을 

   밝히거나 증명하면 멈출 수 있다.

   그러나 한 것으로 상상된 일을 향할 때는 

   하지 않은 사실을 밝히거나 

   증명할 길이 없으므로 멈춰세울 수 없다.

   질투는 마음 놓고 질투하기 위해 

   그 길을 끊어버린다. 



4.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수사가 

   이 세계에서 위선과 변명의 표현으로 

   인식되는 이유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는 사람은 

   사랑하기 때문에 파멸에 이르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자기는 물론 연인의 파멸조차 감내하는 

   극한의 이기심을 사랑은 요구한다.

   그, 또는 그녀가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사랑이 이기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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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4. 24. 23:15



<이대로 괜찮습니다>

호소카와 텐텐, 미즈시마 히로코 저 | 휴머니스트 | 2018.04.24.



가제본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은 책이다.

'가제본'을 난생 처음 접해봐서 조금 설렜다 :)



가제본에는 Not for sale 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책 소개>

당신에게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들과 얼마나 잘 지내고 있나요?

자존감 문제 치유, 인간관계 고민 해결!

대인관계치료 1인자의 유쾌한 상담실에 초대합니다.






이 책의 특징: 절반이 만화, 절반은 짧은 글이다. 

상담 선생님-상담자의 대화 형태라서,

읽다보면 공감대 형성이 팍팍 된다. 


이 책은 1. 고민 편 - 2. 해결 편 - 3. 성장 편,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이 아플때 불편한 점을 인식하고 병원에 방문하듯이

대인관계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상담자 텐텐씨는,

스스로 네거티브 퀸이라 부를 정도로 

부정적인 말을 자주 한다. 

질투가 많고, 자신을 주로 탓하는 텐텐씨는 

부정적인 성격이 너무 싫다고 이야기한다.


상담 의사인 미즈시마 선생님은 이것을 들어주고, 

"부정적인 감정도 인간이라면 당연한 것"이라며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즈시마 선생님이 말하는 

대인관계치료의 2가지 포인트 


▷ 감정을 소중히 여긴다

▷ 그 감정은 사람이니까 당연히 느끼는 것



분노, 질투, 좌절을 느낄 때 

"나는 왜 이모양일까-"보다,

"내 마음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구나"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방법을 찾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 봐야겠다.

 
나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나의 감정상태를 온전히 이해하고 나서야

대인관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낮은 자존감으로 괴로울 때,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책을 하나의 처방으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책갈피>


1.

'지금은 이걸로 됐어'라는 생각이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인간은 현재의 상태를 긍정하지 않는 한,

변화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정이 있었으니 지금의 나는 이걸로 충분하다. 

당연한 일이다'라고 받아들인 다음, 

'가능하다면 이렇게 변하고 싶어'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실제로 변화할 수 있는 길입니다. 





2. 

"남들도 완벽하진 않겠지.

각자 사정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거야"

라는 시각을 가지면 

타인에게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 스스로에게도 상냥해질 수 있죠.




* 이 포스팅은 서평단 이벤트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Posted by luvho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