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9. 7. 14. 00:45

윤성희 장편소설 상냥한 사람



상냥한 사람 

윤성희 저 | 창비 | 2019.06.28



<책 소개>

무수한 별처럼 작고 희미한 삶들을 향한 위로 


형민의 이야기로 시작된 소설은 

사회자에서 형민의 어머니, 

형민의 아내, 형민의 딸, 

형민이 다니는 회사의 조과장, 박대리 등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며 

결국 삶은 작은 행복과 실패, 

기쁨과 슬픔이 섞인 것임을, 

인간은 항상 나쁜 사람이나 

항상 좋은 사람이 아니라 

그저 살아내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끈질기고도 정직하게 그려낸다.





인간이란 존재는 

어느 정도의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기 전에 나는 

주머니를 들여다보고 물었다.

작가는 어느 정도의 슬픔이 적절한지,

또 어느 정도의 희망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는 존재일까?

두 손을 가만히 쳐다보면서 나는 물었다.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어서 나는 무서웠다.

잘 모르겠다고 수십번 중얼거린 뒤,

나는 겨우 용기를 내어 

상냥한 사람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닳고 해진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문장을 적었다.


2019년 여름 윤성희, 
<상냥한 사람> 작가의 말 









밤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표지가 예뻤다.





<홀릭의 책 리뷰>


[그때 그사람, 어린 진구] 


주인공 형민은 tv프로에 출연해

38년전 아역배우 시절을 회상하며 소설은 시작한다.

형민의 어린시절은 

'진구'였을 때의 기억이기도 하다.

형민은 가난한 아이 '진구' 역을 맡아 

진구로 계속 불렸다. 




문방구



형민은 기특한 아이로 기억되었다.

진구의 동생 역이었던 민지는 

형민을 상냥한 사람으로 여겼다. 

형민이 아역배우때 찍은 단 하나의 드라마 

"형구네 고물상"은 유일한 작품이 되었다.

가난한 역할을 하고싶지 않다고 했을 뿐인데 

다시는 출연기회가 없었다. 







착하고 상냥한 어린 진구는 

꼬리표처럼 형민의 인생에 따라다녔다.
 
어린 진구와 관련된 인물들을 

형민은 화면 속에서 만난다. 

극중 진구로 있었던 일들이 마치 

실제 형민이 겪었던 일처럼 다가오는 경험한다.

상냥한 사람, 형민에게는 착하고 친절한 

모습만이 있는건 아니다. 

삶의 복합성을 보여줬다.

살다보면 어릴적 생각한 자신의 모습에서
 
멀리 와버렸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 지점을 명확히 표현해준 소설이었다. 





-

환한 대낮에 자신을 미워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어둠 속에서는 괜찮았다.

어둠 속에서는 미워하는 마음조차도 위로가 되었다.

- 상냥한 사람, 윤성희 












[마냥 슬프지 않은, 따뜻한 묘사] 


이 소설은 따뜻한 묘사가 특징이었다.

형민의 어머니, 아버지의 일화들부터  

상실에 가까운 일들도 

잔잔하게 펼쳐놓는다.

슬픔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그리고 주인공은 형민이지만 

화자는 형민의 아내, 

박대리, 강차장 등의 인물로 옮겨간다.

이렇다할 커다란 갈등 요소 없이도
 
희노애락을 보여주었다. 

도란도란 옛날 추억담에서 시작해 

현재에 이윽고 도착한다.

이야기 자락을 돌아 

천천히 가는 호흡이 따뜻한 소설이었다.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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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9. 1. 28. 21:30

디디의우산





디디의 우산

황정은 저 | 창비 | 2019.01.20






<책 소개>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황정은이 건네는 우산!


넓고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한 동시에 

평단의 확고한 지지를 받으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황정은의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 

《D》라는 제목으로 다시 선보이는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웃는 남자', 

'문학3' 웹 연재 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를 묶은 소설집이다. 

2014년 세월호참사, 2016~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이다. 








<홀릭의 책 리뷰>


<디디의 우산>은 

황정은의 연작소설이다. 


연작소설은 일정한 연관성을 지니며 

하나로 묶이는 소설을 말한다. 

각각의 소설대로 완결성이 있고 

그와 동시에 소설끼리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인다.

이를테면, 따로 또 같이의 느낌이랄지.

단편의 확장으로 단편끼리 연결이 되며

함께 해석할 여지가 있다. 


디디의 우산은 

2개의 중편소설로 구성된다. 

'd' 그리고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1. d  

(주의: 스포 일부 있음)



첫번째 소설 제목은 d.

주인공으로 d와 dd가 등장한다.

d의 아버지, 어머니는 이름으로 표기한다.

d, dd만이 익명이다.

d의 아버지는 목수였다. 

d는 자라면서 톱 소리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dd를 만난 이후로는 

dd가 d의 신성한 것이 되었다.

dd는 d에게 계속되어야 하는 말,

처음 만난 상태 그대로, 

온전해야 하는 몸이었다. 

d는 dd를 만나 자신의 노동이 

신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 d, 황정은 



d와 dd는 어린시절 동창으로 

동창회에서 다시 만난다. 

d는 우산을 잃어버려 dd와 한 우산을 쓰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산을 인연으로 dd는 d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다. 





우산









d는 그간의 흔적들이 

멀고도 긴 궤적을 그린 끝에

자신에게 돌아왔음을 느꼈다.

세계는 잡음으로 가득했다. 


- d, 황정은 


그런데 버스 사고로 dd를 잃게 된 d.

건조하게 사물들을 설명하는데도

이부분에선 슬픔이 밀려왔다.

남겨진 자의 마음과 공허함을 서술한다.







시대의 돌봄을 받은 적은 거의 없지만

알아서 먹고살며 시대를 이루었고

이제 시대의 뒤꽁무니에 남은 사람들,

- d, 황정은 



혼자 남겨진 d는 고시원으로 이사를 하고, 

세운상가에서 택배 상하차 일을 시작한다.

고시원과 세운상가의 공간적 이미지는 

고단함을 보여준다.  

택배일도 고단한 육체노동이다.

dd를 잃은 슬픔을 느낄새 없이

일하고 잠이 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운상가에 남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쓸쓸함을 자아냈다. 






공간을 공간이 되게 하는 소리.

dd는 그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라고 d는 생각했다.

LP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d는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듣고 

한번 더 들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 d, 황정은 


d의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을 깬건, 소리였다.

dd와 듣던 음악을 LP로 듣기 위해 d는 깨어났다. 

축음기는 잡음을 모아 걸러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축음기



한편, d는 동창과 함께 청계천을 걷는다.

그곳엔 세월호 추모가 있고, 경찰부대가 있다.

흔적없이 사라진 사람들,

남겨져 살아 내는 사람들,

슬픔에 함께하는 사람들, 혁명에 가담한 사람들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움직임은 아주 하찮은 것에서

출발한다고 느꼈다.


이 소설은 LP판 위에서 

탁탁 튀며 늘어지는 음악인가 싶다가, 

끝날 무렵 눈물이 똑똑 떨어지는 음악같았다. 









  2.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책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기사인용, 책 원문 인용이 많아

중간 중간 어려웠음을 고백한다. 

이해안되는 부분은 스킵하고, 쭉쭉 읽어나갔다.


12편의 습작소설을 

완성시키지 못한 채

계속 쓰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된 사건으로 

1996년 연세대학교에서 일어난,

한총련 포위사건을 다룬다.





국민을 국가의 적으로 규정하고 

잔혹하게 진압한 정부로부터 

싸울 이유를 찾아낸 사람들도 있었으나 소수였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이들은 

더욱 소수였다.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정부에대한 소수의 투쟁이

빨갱이, 폭력시위라는 이름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과정을 드러낸다. 

그리고 세월호와 촛불 혁명까지 현대사를 아우르는

혁명들이다. 

촛불








그러니까 그는 

그걸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네가 얼마나 하찮고 무력하고 

같잖은 존재인지를 알라.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이 소설에서는 뿌리박혀 있는 가부장제, 성차별,

동성애 차별도 가감없이 이야기한다.

충격적일 정도로, 신문기사도 등장하며 사실성을 높인다.

현재를 살며, 부당한 것들에 대해

맞서 싸우는 그런 정신을 담았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완전히 배제되는

가족형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남자, 여자가 결혼하는 보통의 형태 말고

여자와 여자가 20년 이상 살고 있는데도

그들은 서로 보호자가 되지 못하는 현실을 말이다. 

그 현실을 아프게 꼬집는다.







그건 상식이지,라고 말할 때

우리가 배제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너와 나의 상식이 다를 수 있으며

내가 주장하는 상식으로 

네가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가정조차 하질 않잖아.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상식이 절대적인 것일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황정은은 고통스러운 소수에게 힘을 보탠다.

가장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물결을 이루는 혁명을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건 이후로 

남일당에 간 적이 없었다.

가봤자, 무력감만 확인할 테니까.

그리고 우리는......

우리는 철거민이 아니었지.

아니었고 아니며 앞으로도 아닐 거라고 

우리는 믿었지.


-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황정은




남일당은 2009년 용산 참사가 

발생했던 건물이다.

내겐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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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2. 9. 20:05

단편소설 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2018년) 제21회 창비신인소설상 당선작 













<홀릭의 단편 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은 

A4 13페이지 분량의 단편소설이다.


어처구니 없는 갑질과 

'을'들의 연대가 드러나는 소설이다.


앱 개발


주인공은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10명 남짓한 인원의 

스타트업 회사에 다닌다. 

앱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소설 속 유비카드는 

공연유치에 혈안을 올리는

모 신용카드사와 너무 닮았다. 

SNS를 누구보다 빠르게 

활용하는 대표도, 리얼하다.

그 대표는 월급을 신용카드 포인트로 주시는 

갑질까지 하사하신다. 

이 사실이 사내에서는 그리 길게 

놀랄일이 아니었다는 것까지도, 현실적이었다.


 내가 직접 들은 이야기도 많다. 

 회사에서 밥을 지어서 

 대표에게 매일 바칠 뻔한 현대판 식모 이야기,

 맘에 안든다며 문서를 내동댕이치고 

 욕설을 들은 샌드백 이야기, 등등. 

실제 벌어진 일들이다.


한편으로는 

'덕질하는 직장인'으로서 

내 얘기 같은 지점이 있어 기뻤다.






레고


콘서트 덕질,레고 덕질 등 

현 직장인이 좋아하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회사에서 콘서트 표 예매하려고 

퇴근을 늦게 하는 일이 있었다.

콘서트 티켓팅 표는

저녁 6시 혹은 8시 즈음 

풀리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이처럼 현실을 잘 읽는 소설에서 

빠질수 없는 부분은 "연대"라고 생각한다. 

 '거북이알'과 나, 

 나와 케빈과의 연결고리는 덕질이다.

 이들은 모두 회사에 소속된 

 을이라는 점이 공통적이다. 


 현실속 직장인의 포인트들을 찾아, 

 유쾌하게 터트려주는 그런 소설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소설은

 마음 터놓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나만 혼자서 견디는 게 아니구나"

  하는 위안이 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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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1. 29. 20:46

정세랑 소설집

사전서평단으로 만나본 단편, <이혼세일>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 창비 | 2018.11.23


[책 소개]


장편소설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정세랑이 첫번째 소설집을 출간한다. 


8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결혼과 이혼, 뱀파이어, 돌연사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신선하고도 경쾌한 상상력을 펼쳐놓는다. 

보이지 않는 폭력과 부조리에 맞서는 

매력적인 인물들은 

정세랑 특유의 명랑한 필치에 실려 

지금 이곳에서 함께 견디는 이들에게

따뜻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홀릭의 책 리뷰] 


정세랑 작가는 

주로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대표작은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전작들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 책을 읽기 전 

정세랑 작가의 이미지는 하얀 도화지와 같았다.



내가 받아든 단편의 제목은 '이혼 세일'. 

세상 들어본 적 없는 조합이다. 

이혼과 세일의 결합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SALE


-

크고 작은 살림들을 처분하는 게 

일차적 목적이지만,

이재의 새 출발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혼 세일' 中

-



이야기는 

이혼한 동네 친구 이재의 초대로 시작된다.

이혼하면서 정리할 집안의 물건들을 

파격특가에 

친구들에게 판매하는 세일을 한다. 



-

어쩌면 다들 이재보다도 

이재가 이끌고 다니는 공기 같은 것을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이혼 세일' 中

-



이혼한 이재라는 친구는, 

학교때부터 유행을 선도하며 

속이 깊은 친구다.

그런 친구의 이혼소식에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결혼한 친구는 결혼한대로 

'애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싱글 친구는 

이재와 함께 셋이서 살면 어떨까,라며 

싱글친구끼리 하하호호 담소를 나눈다.







-

다른 사람들의 삶은 근사하고

자신만 지옥에 버려진 듯한 날들이 이어졌고,

그 절망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지만 

종종 들켰다. 

'이혼 세일' 中

-




새출발


소설 속 친구들은 각자의 '짐'이 있다. 

현실 어른에게 닥친 삶의 무게를 언급하여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완성한다.

주변에 있을 것 같은,

멀지 않은 이야기였다. 


어떤 선택을 하든,

묵묵히 들어줄 이가 있다면 

기꺼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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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0. 29. 22:30

브리타 테큰트럽



다 같이 함께하면

브리타 테큰트럽 저 | 미디어창비 | 2018.09.28


<홀릭의 책 리뷰>


평화, 공존, 다문화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가치들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이라

설명하기가 당혹스럽다.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서 

함께하는 가치를 일깨워 주는 

그림책을 만났다.



그림책 다같이함께하면

금발, 흑발, 히잡, 안경 등 다양한 친구들



'다 같이 함께하면'에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바꿔 말하면, 누구나 주인공이다.

피부색도, 입은 옷과 개성도 저마다 다르다.

이 아이들이 한 팀이 된다면 어떨까? 


전세계적으로 소통이 빨라지면서

클릭 한번으로 

해외의 친구들을 만날수 있는 세상이다.

쉽게 연결될 수 있지만 그만큼 

외로워지기도 쉽다.



외로울 때 친구들에게 손을 내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다같이함께하면

출처: 미디어창비


삽화 한 장면, 한 장면이 예술적이다. 

각양각색의 그림들 -

친구들, 동물을 보다 보면 

뭉클해지는 순간이 온다. 


글을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그림으로 친숙하게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동물을 너무나 좋아하고 

어린이집 친한 친구 이름을 얘기해주는 

조카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다 :)




우린 하나하나 다 특별해.

저마다 꿈이 다를지도 몰라.

하지만 손에 손을 잡고, 모두 함께하면

우린 한 팀이야.


- <다 같이 함께하면>, 브리타 테큰트럽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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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10. 22. 23:01

점선의영역 최민우


점선의 영역

최민우 저 | 창비 | 2018.10.12


<책 소개>

: 운명의 점선을 만들어가는 당신의 이야기


소설가 최민우의 첫번째 장편소설. 

웹진(문학웹)의 첫 연재작인

「점선을 잇는 법」이 단행본으로 나왔다. 

친근한 인물과 가독성 있는 문체로 

환상적이고 미스터리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가미하는 한편,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문학적 성찰도 더해 

연재 당시부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홀릭의 책 리뷰>


예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책은 운명론에 관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예언에 호들갑스러운 타입은 아니다.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고방식이 다음 결과를 불러온다.



⊙ 첫번째 점(點): 예언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만날 거다.”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예언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문장을 내뱉고

아주 부정적인 - 예를 들어 차사고가 난다든지 하는-

사건을 말하고 그것은 실현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예언은 

주인공을 향한 것이었다.



주인공이 일하는 회사 역시, 

예언과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모아 정보를 가공해

예측을 하는 일을 한다. 

사람의 머리와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일을

극비로 하는 회사다.

그리고 주인공의 여자친구 서진에게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 두번째 점: 현실

“소중한 걸 잃게 된다. 힘들 거다.”


점과 점을 잇는 것처럼

미스테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사건의 연관성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밝혀진다.

어떤 사건은 단지 잡음일 뿐이고

어떤 사건은 중요한 신호다.

그걸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 인생과 닮아 있다.








끝내 뭐라 말할 수 없는 사건도 있다.

그런 사건은 한밤중에 들리는 

흐느낌 같다.

나직하지만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건 신호일까, 잡음일까?

- 최민우 / 점선의 영역 中





⊙ 세번째 점: 해석

“용기를 잃지 마라. 도망치면 안 돼.”



불완전하기에 사랑을 하고,

앞날을 모르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설령 100% 적중하는 예언이 있을지라도
 
피하지 말고 헤쳐 나가라는 메시지를 준다. 





모든 게 예측대로 돌아갈까?

광고야 그렇게 하지.

하지만 안 그래.

세상은 이상하니까.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있어야 돼.

- 최민우 / 점선의 영역 中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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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7. 29. 23:20

서유미 소설집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저 | 창비 | 2018.7.20


<홀릭의 책 리뷰>


창비에서 서평단으로 당첨된 책이다.

서유미 작가님의 책 <홀딩,턴>은 

올해 초에도 서평을 작성했었고,  

실제로 그전 장편들

(판타스틱 개미지옥, 쿨하게 한걸음,

당신의 몬스터, 홀딩 턴)의 팬이었다

장편만 읽어왔기에 단편은 어떨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라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봤다. 

헤어짐은 사랑하는 대상이 떠났거나,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두'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일상의 이별들을

객관적인 문체로 이야기한다.  

20대~60대 세대 공감을

 이끌어 내는 단편들로

'2018년 현재' 일어나는

 삶의 그림자를 찬찬히 비춰준다.



<에트르>

고급 빵집 '에트르'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인 주인공.

빵집에서 주6일 내리 일하지만 

유리창 너머 비싼 케이크는 "그림의 떡"이다. 

주인공에게 서울도 스쳐가는 곳일 뿐이다. 

알바를 전전할 수 밖에 없는 

서른살의 모습을 보여준다. 

뿌리내리지 못한 모습에 쓸쓸함을 느꼈다. 


<개의 나날>

주인공은 음지에서 

떳떳하지 못한 일로 돈을 번다.

돈이 생기면 먹고 마시는데 

다 허비하는 나날을 보낸다.

하류인생을 살아가는 그에게 

어린시절 유일하게 

온정을 주었던 아저씨의 기억. 

아저씨가 죽고 그의 앞으로 

남긴 유품이 도착하는데..

눈물이 날 것 같은 이야기였다. 


<휴가>

극사실주의 소설로, 

휴가는 회색조로 진행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부부가 등장한다.  

모처럼의 휴가이지만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과 

별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뒷모습의 발견>

아내는 속초 여행에서 남편의 실종을 접한다. 

그 여행은 결혼 10주년 여행이었다.

결혼예물인 귀걸이를 잃어버리고,

태풍이 다가오는 

불길한 징조를 놓치지 못한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후에야 

그 사람에 대해 돌이켜보게 되는 걸까. 


<이후의 삶>

주인공은 부부싸움 후 

사우나로 도피하는 것이 습관이다.

이혼을 겪고, 본격적으로 

사우나에서 숙식하게 된다. 

사우나라는 공간은, 

마음 둘 곳 없는 사람들에게 

밥 먹고 씻고 잠을 자고 여가를 보내는

'가족 빼고 다 있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사우나를 스쳐가는 사람들의 

익명성과 개방성이 있는 공간으로 

설정한 점이 흥미로웠다. 


<변해가네>

중요한 날이 겹치는 타이밍이 있다.

딸의 출산날, 그리고 

치매 증상이 심해진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가는 하루.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해야 하고,

자식 걱정하다 하루가 간다.

그 날은 

인생을 돌이켜보는 중요한 하루였다. 




<책갈피>


1.

집에 대한 고민은 

새해맞이 케이크로 어떤 걸 고를까,처럼 

간단하거나 달콤하지 않았다.

휴식시간이 줄어들거나 

휴식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견디기 쉬울 지 

선택하기 어려웠다. 

- 에트르 / 서유미 


2.

완전히 헤어지는 게 

아니라는 말은 거짓이었다.

나는 하굣길에도 

뒤에서 어른의 발 소리가 나면 

조심스럽게 돌아보곤 했다.

그러나 등 뒤에는 늘 

낯선 사람이 서 있었다.

그때마다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걸,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걸 확신했다. 

- 개의 나날 / 서유미


3.

꿈조차 없는 잠에서 

쫓겨나듯 깨어나면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이혼을 통해 불행에 대한 맷집이 세졌고

더 나빠질 게 없다고 자신했는데

농축된 불행을 

한두 스푼 삼킨 것에 불과했다.

- 이후의 삶 / 서유미 


4.

환갑쯤 되고 보니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그저 그때 힘들었지, 라는 

전체적인 인상만 남아 있을 뿐 

세세한 내용은 흐릿해졌다.

이 일과 저 일의 경중, 

아픔과 후회가 뒤섞여 구별이 어려워졌고

몇개의 장면, 몇마디의 말, 표정만이 남았다. 

- 변해가네 / 서유미



* 이 포스팅은 서평단 이벤트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Posted by luvho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