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9. 3. 19. 01:55

땀흘리는 소설



땀 흘리는 소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당신이 

꼭 읽었으면 하는 소설)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외 | 창비교육 | 2019.03.01



<책 소개>

N포세대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땀 흘리는 소설』은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지표가 되어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은 책이다. 

책에는 동시대 청년들의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 내고 있는 작가 8명의 소설들을 담았다. 


김혜진, 「어비」 

김세희, 「가만한 나날」
 
김애란, 「기도」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김재영, 「코끼리」 

윤고은, 「P」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홀릭의 책 리뷰>


"땀 흘리는 소설"은 

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선정한 소설들을 모은 책이다. 

교과 과정 이외에, 

문학에서 '일'과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출발하였다.

이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각 소설마다 선정 이유와 

짧은 해설을 제공하여 이해를 돕는다 :)







신기했고 재미있었는데 뭐랄까, 불쾌해졌다. 
별풍선 하나는 100 원. 열 개는 1000원.
열 명이 열 개씩이면 만 원. 
100명이 100개씩이면 100만 원이 되는 거였다. 
그걸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가게도 내고 사업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러려고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일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 김혜진, 어비 



김혜진의 '어비'는 

젊은 세대에게 일의 가치를 질문한다. 

소설 속의 나는 물류창고에서 알바를 하다

어비를 만난다.

사람들과 섞이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강아지를 열심히 돌보는 온정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어비가 갑자기 사라졌다. 

뜻밖에 발견된 어비는 인터넷 BJ를 하고 있었다.
 
혐오스러운 먹방을 하고

어비가 별풍선으로 돈버는 장면을 목격하고 메스꺼워진다.  

공장에서 한달 내내 번 돈을 

단 몇시간에도 버는 어비.

어비의 눈빛은 흐리멍텅해져만 간다.

'어비'는 요즘 2030세대에 맞는 

화두를 던지는 소설이었다.







가로등



"원래, 여기도 죽어 가고 있었는데,
요 몇 년 외환 위기 이후로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래."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언제는 우리 세기가 
'공사 중'이 아니었나 싶다. 

- 김애란, 기도 



김애란의 '기도'는 

청년 실업자의 좌절을 차분하게 들여다 본다.

지방에서 상경해서 살아온 나 그리고 언니.

나는 화장품회사를 다니다 '실직자'가 된 신세다. 

그리고 공시생 언니가 

노량진에서 신림동 고시원으로 이사 간 날.

베개를 놓고 온 언니를 위해 

베개를 사서 언니에게 가는 길이다.

이는 전혀 낯설지 않은, 젊은 세대의 풍경이다. 

9급공무원 준비생과 

청년 취준생이 넘쳐나는 

신림동 골목은 여전히 어둑어둑하다. 






화살표


몸살이라도 걸려 주었으면 
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절대로 아파서는 안 되는 때가 있다.
내 인생이 그런 절묘한 타이밍과
극적으로 불화하며 진행되어 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이디어 회의와 업무 분담이 있는 날 
뻗어 버릴 줄은 몰랐다. 

-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슈퍼우먼은 허상이라는 걸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화자는 일하는 싱글맘이다.

새벽 1시까지 회식을 하고서도

엄마만 기다리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죽을둥 살둥 출근하는 삶이다.

상사와 동료는 회식과 격무에도 멀쩡하게 

에너지를 내뿜는 것에 좌절한다. 

그때 가사도우미를 구하다 알게 된 

'트윈 사이보그' 서비스를 체험한다.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한 로봇이 아이를 봐주는

가상의 서비스이다.  

지금의 사회는 여성에게 

가사노동과 육아와 일, 

세 가지를 모두 다 해내길 바란다. 

이걸 다 해내는 건, 사람도 아니다.







콜센터


저도 밖에 나와서는 
원래 이렇게 말 많이 하지 않아요.
바깥뿐이겠어요, 
집에서도 말 한마디 안 한 지 꽤 됐어요.
회사에서 하루 종일 말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그 뭐죠? 남아나는 적혈구가 없거든요.
집은 그냥 잠자고 먹는 데죠.

-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어디까지를 묻다'는 

8편의 소설 중 가장 충격적이고 

거세게 와닿던 작품이었다. 

감정노동자의 입을 빌려 듣는 

충격적인 노동현실을 마주한다.

주인공은 택시기사에게 

끝도 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아나운서 학원까지 갔다가 

포기하게된 사연까지도.

결론적으로 카드사 콜센터의 직원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전방의 총알받이가 되었던 

고객센터의 담당자들의 심정이 이랬을까?

나는 익명의 공격자가 

아니라는 보장이 있나, 

돌아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목소리는 지워진 이들이 있다.

아르바이트, 공시생, 워킹맘,

감정노동, 이주노동자 등의 목소리를 모았다.

모두 동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쉽게 잊혀져버리는 현장이다.

"땀 흘리는 소설"을 읽으면

다급하게 울리는 사이렌이 들릴 것이다. 

일하는 누군가이기 이전에, 

'사람'이 하는 일이다. 

역지사지를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Posted by luvho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