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무라카미 하루키, 가와카미 미에코 저
| 문학동네 | 2018.08.01
<책 소개>
이보다 솔직할 수는 없다!
작품만큼 미스터리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거의 모든 것.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의 오랜 팬이자 소설가인 가와카미 에미코의
심도 있는 인터뷰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홀릭의 책 리뷰>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법철학」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철학, 진리에 대한 인식은
일이 다 끝날 무렵에야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 택한 이유는
하루키 소설과 닮아서일 것이다.
그의 소설은 실제 일본에서
당장에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후에
전세계적으로 매니아층이 생겨났다.
내가 처음 접한 하루키의 소설은
중학생 무렵 <해변의 카프카>였는데,
사춘기와 맞물려 파격적인 그의 소설을 즐겨읽었다.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하루키는 소설 속에서
비유를 참 맛깔나게 쓰는 작가다.
그 비결이 궁금했는데, 이 책에 비결이 나온다.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영감을 받는 일을
'캐비닛'으로 비유했다.
머리속에 수많은 캐비닛이 저장되어 있고
소설가라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에서는 답변을 했지만,
인터뷰집 <언더그라운드>를 집필할 때는
질문자 역할이었다.
그때 일반인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글로 옮길 때,
'담갔다 건지기'라고 표현하였다.
같은 내용을 들어도
표현하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멋진 비유로 정리하였다.
2장부터는 하루키의 신작소설
<기사단장 죽이기>(2017)가 주요 소재이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작년 여름 에어컨 틀고 이불 덮고,
흥미진진하게 봤던 책이었다.
2권 분량에 천 페이지가 넘는 책이었는데도
책장은 술술 넘어갔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그림에서 기사단장이 걸어나오고
현실의 시공간을 가뿐하게 뛰어넘는다.
탁월한 이야기꾼 하루키는
모든 것을 말이 되도록 풀어놓는다.
하루키는 장편을 쓸때 한 덩어리(단락)를 써놓고
6개월에서 2년 정도
머릿속에서 숙성을 시킨다고 했다.
기다리는 작업이
글쓰는 작업보다 더 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나서 고치고 또 고치고,
반복작업을 해나가는 일이 소설 쓰기라 말한다.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는
글로 만나는 작가와의 북토크였다 :)
소설을 바라보는 하루키식 마인드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책이어서 무척 좋았다.
<책갈피>
1.
작가가 살아 있으면
문체도 그에 맞춰 살아 숨쉬죠.
그러니 매일 변화를 수행할 테고요.
세포가 교체되는 것처럼.
그 변화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게 중요해요.
2.
사실 최근에는 딱히
스스로를 알고 싶다는 마음도
없어진 것 같아요.
이제 와서 알아봤자 별수없잖아 싶은 거죠.
3.
역시 소설이 가장 좋으니까요.
대화가 있고, 정교한 묘사가 있고,
그 둘이 유기적으로 관계되어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
그 과정이 좋습니다.
쓰기는 힘들지만
역시 제가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은
그게 아닐까 해요.
'내맘대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단 리뷰] 지혜의 시대: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김현정 PD) (40) | 2018.09.26 |
---|---|
[책 리뷰] 오마르 -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2018) 리뷰 (40) | 2018.09.16 |
[책 리뷰] <찌질한 인간 김경희>: 찌질하면 좀 어때요? (48) | 2018.08.26 |
[서평단 리뷰] 김사과 장편소설 - N.E.W. (52) | 2018.08.19 |
[서평단 리뷰] 서유미 소설집 -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54) | 2018.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