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8. 12. 17. 22:25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저 | 달 | 2018.11.12



<책 소개>


2009년부터 9년간 베스트셀러로 머문 

산문집 《보통의 존재》그리고 

2015년 이야기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석원이 

3년 만에 펴낸 산문집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8부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여덟 권의 에세이를 만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석원 싸인

첫장을 넘기면 나오는 저자의 싸인과 문구.




<홀릭의 책 리뷰>


<보통의 존재>,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두 권을 몰입하여 읽었기에 

목을 빼고 출간을 기다린 책이었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달이 뜬 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제목이었다.

전작보다 조금 더 내밀하고, 

농도가 짙은 이야기들이다. 

보통의 존재 이후의 이야기를

그는 묵묵히, 계속해서 써내려 갔다.


가까운 사람에게 힘든 일이 생겼을 때에도

그저 연락을 하지 않는 게 

도와주는 거라는 말에 

며칠째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있네요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작가 이석원은 여전히 

일상의 면면들을 담백하게 들려준다. 

친구를 떠나보내는 일, 

가족과 생계의 문제,

일, 나이든다는 것, 여행 등 

느낄 수 있는 공감대가 많았다.  






나는 그 친구가 있던 서른세 살 때까지 

외로움이란 말을 잠시 잊은 채 살았다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아름다운 한 문장이었다.

가장 친했던 친구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서글픔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세상의 어떤 명서도 내 그릇만큼 읽힌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오랜만에 집을 떠나면서 나는

외롭지 않고 불편하지 않으려고 조바심치다

그 모든 것들이 여행이 아닌 구경이 되어버렸다.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여행을 찬양하고 권하는 책들이 즐비한데, 

이 대목은 여행 실패담에 가깝다.

여행의 돌발상황을 피하려고 하다 

그 무게에 짓눌려 

여행을 즐기지 못한 때가 생각났다.

결국 여행을 받아들일 

열린 마음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갑자기 떠안게 된 가족의 생계의 문제는 

나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단절시킨 채 

오로지 글에만 매달리게 했다.

그 완벽했던 집중의 시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이석원 가족의 생계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에, 

반전스럽게도 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글을 써서 부모님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그렇게 나온 책이 <보통의 존재>였다. 


작가가 되기 전, 그는 뮤지션이었다.

오래 해오던 음악을 접으며 이런 말을 남겼다.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언니네이발관 은퇴의 말 중에서 


하나의 길을 닫으면 

다른 길이 또 열리는 법인가 보다.

그는 글을 쓰며 또다른 삶을 살고 있고 

독자들에게 행복을 준다.




어릴 적, 친구가 어떤 만화책을 권하면서 

넌 이제 며칠 동안은 행복해질 수 있을거야, 

라고 했을 때, 

아 그렇지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 

라고 생각했다.

그런 행복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는 것.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中



이 책을 기다리는 며칠 동안 설렜고,

읽는 동안 행복했기에  

작가의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luvholic
내맘대로 읽기2018. 11. 11. 16:30

보통의 존재


보통의 존재

이석원 저 | 달 | 2009.11.04





나는 보통의 존재 어디에나 흔하지

당신의 기억 속에 남겨질 수 없었지

가장 보통의 존재 별로 쓸모는 없지

나를 부르는 소리 들려오지 않았지


-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가사 中


언니네 이발관의 대표곡인 

'가장 보통의 존재'를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간주의 기타소리가 처연하게 들려왔다.

  퍽 쓸쓸하고, 잘 어울렸다.





<홀릭의 책 리뷰>


보통의 존재.

특별할 것 없는 존재라고 

자신을 말하는 사람이다.

어린나이에 한 결혼, 그리고 헤어짐까지 

담담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허를 찌르는 웃음도 곁들여. 


사랑이 무엇인지,

마음이 왜 변하는지 나는 여전히 모른다.

그렇지만 그때 그 오징어잡이배들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도 

아쉬운 것을 보면, 

마음이란 것이 그렇게 쉽사리 소멸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로부터 6년 뒤 헤어졌다.


- 보통의 존재 中



사랑에 대해 환상이 있어서 

권태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사랑은 쉽게 저버릴 수 있는 감정이라고 

느끼는 순간 허무해지기 마련이다. 


오래된 연인이 안정감으로 굳건하게

관계를 이어나가는 모습도 분명 있다. 

저자는 공감하지 못했지만..ㅎㅎ 나는 알 수 있다. 


우리가 싸운 적이 있거나 

내가 한 말 때문에 

당신이 열받은 적이 있었는지,

그런 적이 있다면 우린 친구예요.


- 보통의 존재 中


이책은 연애이야기 말고도 

인생이야기가 가득가득 차 있다.

소중하게 꺼내보는 유년 시절의 추억, 

어른이 되서 서글퍼지는 순간, 

산책과 음악이야기, 꿈, 

부모님과 친구, 조카 이야기 등 

주변을 돌아볼만 한 이야기들이다. 






고통을 잊기 위해 8월의 폭염 속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달리며 만든 

다섯번째 작품은 내가 만든 것들 중 

가장 많은 성과를 안겨다주었고

반면 별다른 사건이 없을 때 만든 것들은 

그다지 많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


- 보통의 존재 中


고통으로 만든 작품(음악)이 

큰 사랑을 받고 

평이할때 만든 것들은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러니.

고통과 불안은 예술가의 운명인걸까?



이소라

이석원이 들려준,

가수 이소라 이야기도 좋았다. 

가수들이 콘서트를 하게 되면

며칠 연속으로, 길게는 일주일 이상 

전국투어 공연을 하곤 한다.

한 콘서트에 모든것을 쏟아 붓게 되면 

다음날 공연에 지장이 있다. 

프로가수인 이소라가 그걸 모를리 없는데도, 

한 무대에 감정을 터트려 분출시켜 

목소리로 토해내는 것.. 

경외심이 드는 장면이었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에 이어 

<보통의 존재>까지 

 2권의 에세이를 읽으며 

이 사람의 내면에 들어가 

깊이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 :)



더 늦기 전에 안 먹어본 것 먹어보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지.

만나보지 않은 사람도 만나고

해보지 않은 노래도 해야 한다.


- 보통의 존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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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읽기2018. 6. 28. 23:30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저 | 그책 | 2017.09.17



<책 소개>


《보통의 존재》 출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작가 이석원의 두 번째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

 현실적인 소재로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그답게,  

'이석원'의 언어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고즈넉한 찻집에서 이석원은 한 여자를 만나고 

그들은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화와 공감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는 시작된다. 

작가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그들만의 법칙을 정해 만남을 이어가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한다. 

그 속에서 독자들은 작가가 전하려는 

삶의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홀릭의 책 리뷰>


'언니네이발관'의 보컬이었던 이석원이 

작가로 3번째 낸 책이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다.


초반에는 자의식이 높은 어투가 거슬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에 훅 빨려 들어갔다.


이 책은 작가 1인칭 시점의

상대에게 끌려가는 연애 이야기이다. 


책 속에서 이석원이 만난 여자는, 

언니네이발관 노래가 라디오에 나오자 

너무 싫다며 꺼버리는 장면이 있었다. 

(이석원이 '언니네이발관' 

보컬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ㅎㅎ)

이석원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순간에도 

자신이라고 밝히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넘어가는 센스가 있었다. 

웃기면서 짠한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술술 풀어놓는다.

읽다보면 웃음이 나오고, 

순도 높은 솔직함에 당황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작가 본인의 경험담일까, 소설일까? 

궁금해졌다.

마지막에는 소설의 결말을 알게 된 것처럼  

긴 여운이 남았다. 
 








<책갈피>


1.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을 

홀로 기억할 때 

그 순간은 나만의 것이 된다. 



2.

장차 여행은 몇 나라나 더 가볼 수 있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 있으며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지가 

점점 계산가능한 수치로 뚜렷해지는 것이다.

남은 생이 보인다고나 할까.

허나 아무리 어른의 삶이 그런 것이라고는 해도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채로 몇십 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노력하기로 했다.

너무 빨리 결정지어진 채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3.

그러나 여전히 책이라곤 

한 글자도 읽을 수 없으며

아무런 하고 싶은 말도, 

그래서 쓰고 싶은 글도 없는 상태에서

단지 누군가가 곁에 있어준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책 한 권을 뚝딱 쓸 수 있다고 믿었으니

참 얼마나 나다운 섣부름이자 단순함이었나.




4. 


사랑과 이해는 어째서 한 몸이 아니던가.

헤어지고 나서야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일은 

왜 그렇게 많았던가.



가끔은 사랑보다 이해가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




















Posted by luvho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