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읽기2018. 11. 29. 20:46

정세랑 소설집

사전서평단으로 만나본 단편, <이혼세일>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 창비 | 2018.11.23


[책 소개]


장편소설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정세랑이 첫번째 소설집을 출간한다. 


8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결혼과 이혼, 뱀파이어, 돌연사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신선하고도 경쾌한 상상력을 펼쳐놓는다. 

보이지 않는 폭력과 부조리에 맞서는 

매력적인 인물들은 

정세랑 특유의 명랑한 필치에 실려 

지금 이곳에서 함께 견디는 이들에게

따뜻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홀릭의 책 리뷰] 


정세랑 작가는 

주로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대표작은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전작들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 책을 읽기 전 

정세랑 작가의 이미지는 하얀 도화지와 같았다.



내가 받아든 단편의 제목은 '이혼 세일'. 

세상 들어본 적 없는 조합이다. 

이혼과 세일의 결합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SALE


-

크고 작은 살림들을 처분하는 게 

일차적 목적이지만,

이재의 새 출발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혼 세일' 中

-



이야기는 

이혼한 동네 친구 이재의 초대로 시작된다.

이혼하면서 정리할 집안의 물건들을 

파격특가에 

친구들에게 판매하는 세일을 한다. 



-

어쩌면 다들 이재보다도 

이재가 이끌고 다니는 공기 같은 것을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이혼 세일' 中

-



이혼한 이재라는 친구는, 

학교때부터 유행을 선도하며 

속이 깊은 친구다.

그런 친구의 이혼소식에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결혼한 친구는 결혼한대로 

'애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싱글 친구는 

이재와 함께 셋이서 살면 어떨까,라며 

싱글친구끼리 하하호호 담소를 나눈다.







-

다른 사람들의 삶은 근사하고

자신만 지옥에 버려진 듯한 날들이 이어졌고,

그 절망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지만 

종종 들켰다. 

'이혼 세일' 中

-




새출발


소설 속 친구들은 각자의 '짐'이 있다. 

현실 어른에게 닥친 삶의 무게를 언급하여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완성한다.

주변에 있을 것 같은,

멀지 않은 이야기였다. 


어떤 선택을 하든,

묵묵히 들어줄 이가 있다면 

기꺼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포스팅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Posted by luvholic
내맘대로 읽기2018. 7. 22. 23:00



실수하는 인간 

저자: 정소현 | 문학과지성사 | 2012.09.28



<책소개>

그것은 정말로 실수였는가?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양장 제본서 전기》가 당선되며 등단한 

정소현의 첫 소설집 『실수하는 인간』.
 
등단작을 포함하여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젊은 작가다운 신선한 면모가 돋보이면서도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준다. 

작가는 가족, 나아가 '엄마'라는 

미묘하고도 불운한 근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를 억압, 유기하는 비정상적인 부모로 인해 

내상을 입고 자란 아이는

 '실수하는 인간'이 된다. 





<홀릭의 책 리뷰>


이 책은 영화로 치자면 

역사물, 범죄물, 스릴러물, sf물 등 각양각색의 

단편모음집이다. 상상력이 기발하다!

8편의 이야기가 전부 다르게 숨쉬고 있다. 

그래서 매 이야기를 점프할 때마다 

새로움을 느꼈다. 

  

제목 '실수하는 인간'은 반대의 의미이다.

과거의 큰 잘못을 

실수라고 합리화하는 것이다.

 학대받은 유년시절, 

불행한 가정, 돈에 대한 집착 등 과거에 갖혀 

현재, 미래엔 걷잡을수 없는 

비극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양장 제본서 전기> 

이혼 후 알콜중독에 걸려 

자식도 못알아보는 엄마, 떠나버린 아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은 

출생연도의 신문을 뒤지러 도서관을 찾다가 

한 서비스를 알게 된다. 

몸은 사라지지만 

정신(기억)은 제본되는 획기적인 서비스이다.

합법적인 안락사 시스템인데 

원하는 기억만을 저장할 수있는

상상에서 가능한 이야기이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미동없는 책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실수하는 인간> 

주인공은 좁은 여인숙 허름한 방에 살며 

실수로 계속해서 식물을 죽인다. 

그 전에는 아버지를 (사고로) 죽이게 되고.. 

그 사건이 기사에 올라올까봐 검색을 하는데

또다른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자신이 지목된 것을 발견한다. 

어린시절의 학대가 불러오는 큰 파장은 

살인이었다. 

실수라고 믿는 것이,  

더 큰 비극을 불러오는 것이 공포였다. 

한 여름밤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소설이었다.


<너를 닮은 사람> 

"도움을 받았던 옛 인연, 

너무 힘들어 끊어버렸던 인연이 

다시 악연이 되어 나타난다면 어떨까?"

에서 시작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딸을 폭행한 선생님이 되어 

나타난 그 여자를 마주한다. 

반전의 결말까지 보고 나니  

누가 피해자인지, 

누가 가해자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지나간 미래>

6.25전쟁 당시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소설.

주인공은 전쟁통에 남편을 잃어버린다.  

자신이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어 

남편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소설엔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여 있다.

그런 점에서 제목이 탁월하다고 느꼈다. 

전쟁은 끝나도 

   비극의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책갈피>


1.

그는 2년이 넘도록 같은 문장을 

반복해 써 내려갔다.

'아버지를 죽였다. 실수였다. 

아니다 실수가 아니었다. 아니다 실수였다.' 

문장을 쓰다 보면 자신이 저지른 일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문장으로만 존재하는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 실수하는 인간 中



2.

나는 안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네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죄책감이라는 것을.

혹여 네가 정말 너라 할지라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 너를 닮은 사람 中


3.

그렇게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던 앞날이 

잘 때마다 눈앞에 나타났다.

이 고통이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끝나는지 미리 안다면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러울 것 같았지만

그렇게 가까운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보는 것은 아주 먼 미래인 것 같았다. 

- 지나간 미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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